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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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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예방 위해 임차권설정등기 의무화 필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9.11 14:32

경실련-대한법무사협회, ‘전세사기 해소를 위한 제도 개선방안 토론회’ 개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대한법무사협회는 11일 오전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개최한 전세사기 해소를 위한 제도 개선방안 토론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대한법무사협회는 11일 오전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전세사기 해소를 위한 제도 개선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사진=에너지경제신문 이현주 기자

전세사기 예방을 위해 부동산 등기부에 임차권을 공시하는 것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부동산등기부에 임차권의 존재를 명시해, 임대인의 담보 대출 악용 등으로 발생하는 전세사기의 피해를 막자는 것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대한법무사협회는 11일 오전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개최한 '전세사기 해소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 토론회에서 이같은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이 주택을 인도받고 전입신고를 완료하면 대항력을,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으면 우선변제권을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권리들은 등기부에 공시되지 않기 때문에 외부에서 임대차 계약의 존재를 확인할 수 없다. 이에 임대인이 주택을 매매하거나 담보로 제공할 경우 임차인의 보증금이 충분히 보호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이는 전세사기의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임차권과 관련된 정보가 부동산등기부, 실 소재지, 주민등록지, 확정일자부로 흩어져 있어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선 모두 대조해봐야 한다는 문제도 있다.


김천일 강남대 부동산건설학부 교수는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의한 임대차의 공시 방법은 외부에서 파악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에 불완전한 방법으로 '깜깜이 공시'"라며 “정보를 담은 원천이 여러 곳에 흩어져 존재하기 때문에 외부의 이해관계자들이 권리관계를 파악하기 힘들거나 파악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임차권 설정등기를 의무화하면 세입자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고 임대차 권리에 관련된 제3자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한법무사협회 전세피해지원 공익법무사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경국 법무사도 “현행 제도 하에서는 등기부등본상 공시돼 있지 않은 임차권에 관한 사항인 점유 및 전입 일자, 확정일자 부여일, 차임 및 보증금, 임대차 기간 등을 쉽게 알 수 없다"고 꼬집었다.




정 법무사는 또 “부동산 등기부에 임차권을 공시하는 것을 의무화하면 전입세대 열람, 확정일자 부여 및 현황, 전·월세 신고 등 행정 업무를 폐지 또는 감축할 수 있어 행정인력과 예산의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아울러 임대차보증금이 등기부에 공시돼 '깡통전세'의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피해자 단체도 부동산 등기부 임차권 공시에 찬성했다. 안상미 전국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대책위 공동위원장은 “'임차권 설정 등기 의무화'는 매매, 전월세 계약, 경매, 대출 등의 모든 상황에서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편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다만 토론회에서는 임차권 설정 등기 의무화가 전세사기 문제에 맞춤 해법은 아니라는 반박도 나왔다. 임차인 혼자 진행하기 어려워 법무사의 개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임차권설정등기를 의무화하면 이사 절차가 번거로워진다. 다가구 주택의 경우 가격 평가가 어려운 경우가 많아 단순히 임차권설정등기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해서 전세 사기를 막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구본기 구본기생활경제연구소장은 “전세사기가 문제가 되는 가장 큰 이유는 피해자들이 보증금을 온전히 회수할 수 없다는 점"이라며 “임차권설정등기를 의무화할 경우 법무사의 업역만 확대될 뿐 전세보증금 회수를 가능하게 하는 직접적인 방법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조정흔 감정평가사도 “다가구주택의 경우 선순위 임차인의 보증금을 파악한다고 하더라도 주택가격을 명확히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아서 안전한 전세인지 아닌지 별도 판단이 필요하고, 임차권 등기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남는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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