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에너지경제신문 이상욱 기자 최재호 경남상공회의소협의회 회장이 여성 기자를 향해 성희롱 발언을 한 것에 대한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경남여성단체연합회는 26일 “최 회장은 '성인지 감수성'을 아예 모르는 사람처럼 발언했다. 이는 경남상공회의소협의회 회장의 자격 미달 수준을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경남여성단체연합회는 이날 오후 창원상공회의소 앞 기자회견에서 '성인지 감수성 없는 기관장은 자격이 없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최 회장의 공적인 자리 성희롱 발언 사건은 본인의 공적 책무의 무게감과 영향력을 망각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2002년 설립된 경남여성단체연합회는 경남여성회 등 12개 여성단체가 소속된 단체다.
경남여성단체연합회는 “최 회장은 막중한 책무를 가진 조직의 수장으로서 성인지 감수성이 아예 없는 언행을 해 그 파급력에 책임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라며 “가부장적인 조직문화가 성차별, 성불평 등 조직문화를 재생산하고 노동환경을 헤치는 환경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모두가 나서서 바꿔내야 함을 외치는 시대에 최 회장은 그 책무를 다하지 못할 사람으로 확인하게 된 것이다. 이에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 “최 회장의 이번 성희롱 사건을 계기로 경남상공회의소협의회 차원의 조직 재점검과 소속된 회원들이 속한 기업에서도 직장 내 성희롱, 성폭력 사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제대로 만들고 실행해야 한다"고 했다.
경남여성단체연합회는 “최 회장은 성희롱 예방 교육을 철저히 받아라"고 요구했다.
최 회장은 지난 24일 오전 창원상공회의소 9월 정례브리핑을 가진 후 창원상공회의소 출입 기자들과 점심을 먹으러 식당을 찾았다.
당시 식사 자리에는 최 회장과 창원상의 직원 2명, 출입 기자 9명 등 12명이 참석했다. 창원상의 나머지 직원들은 다른 방에서 따로 식사했다.
최 회장은 식당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무학의 술을 권했다. 석류·블루베리·레몬맛 탄산 소주가 나오자 “(석류맛 탄산 소주) 이거는 여자 술이야"라며 오찬에 참석한 여기자에게 전달하라고 했다.
이어 “여자는 석류 아니냐. 석류를 먹어야 가슴이 나오지. 석류 많이 먹으면 남자들 가슴이 커진다니까“라고 했다.
최 회장의 발언을 들은 여성 기자는 “자리를 파할 때까지 아무 말도 듣지 않은 것처럼 행동했지만 마음이 계속 복잡했다"며 “굉장히 무례하고 불쾌하게 만드는 발언"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이후 여성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점심 먹으면서 말을 잘못해서 당황하게 해서 죄송하다. 석류가 여자들에게 좋아서 그랬다. 자녀가 석류를 많이 먹다가 가슴 부위가 커졌다"면서 “그래서 남자한테 석류를 먹지 말라고 한다. 오해가 있다면 사과드리겠다. 다음부터 주의하겠다“고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지는 최 회장에게 발언 경위를 전화와 문자로 물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