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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창원문화복합타운의 새모습 기대해도 될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9.26 09:30

이상욱 전국부 기자

이상욱 전국부 기자

▲이상욱 전국부 기자

창원 K컬처의 중심지 창원문화복합타운이 운영인력 공모에 새로 나서면서 창원 시민은 물론 경남도민들로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창원문화복합타운은 창원시민의 문화적 자부심이 될 곳이다. 최근 창원시는 경영 본부장과 총괄 감독 등 핵심 운영 인력 공모계획을 발표했다.


한류 문화는 한국적 정서와 문화가 담긴 콘텐츠를 제작해 K컬처라는 세계적 문화 흐름을 만들었다. 창원문화복합타운도 특화된 창원형 문화 플랫폼을 구축한다면 한류 문화에 관심이 큰 외국인들에게 매력적인 곳이 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 창원시의 운영 계획으론 수준 높은 문화공간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창원문화복합타운은 문화 콘텐츠를 만들고 유통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단순 판매 공간의 개념을 넘어 쇼핑을 즐기는 것은 물론 문화를 체험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나아가야 한다. 즉, 예술·디자인·문화·엔터테인먼트가 어우러져 문화적 갈증을 해소해주는 동시에 고객들을 스토어와 호텔로 연결해줘야 한다. 투숙객들이 문화 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아트 호캉스'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런데 현재 창원시의 구상은 3~6층의 문화공간을 문화 콘텐츠 전문가가 운영하고, 7~8층 호텔·컨벤션과 지하 1층~2층 스토어를 임대 형식으로 경영 전문가가 관리하도록 돼 있다. 이렇게 분리된 2원적 관리 체계를 가지고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흔히 K팝 팬덤을 대중, 라이트 팬덤, 로열 팬덤으로 구분한다. 그중 로열 팬덤은 기존의 수동적인 팬 역할에서 벗어나 마이크로 인플루언서이자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활동한다. 소비자이면서 동시에 생산자인 프로슈머(prosumer)로, 이들은 사진과 굿즈 등 콘텐츠를 직접 생산한다. K팝 시장에서는 '홈마'로 불린다. 이들은 아티스트의 콘텐츠를 직접 만들어 팬들 사이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지닌다. 창원문화복합타운은 이들과 협업해 콘텐츠를 제작해 유통·판매 네트워크 시스템을 운용해야 하는데, 경영 전문가가 이런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처럼 창원시 계획은 플랫폼 운영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화 산업의 경쟁력은 자본에 있다. 그러나 현재의 창원문화복합타운은 임대료와 창원시·정부의 공모사업 재정에 의존할수 밖에 없는 구조다. 창원문화복합타운이 문화의 꽃을 피우려면 글로벌 컬처 기업 수준의 자본을 동원할 수 있어야 한다. 올 여름 매주 전국에서 열린 '페스티벌 파티' 사례를 보면, 원유니버스페스티벌의 메인 스폰서는 아디다스였다. 워터밤은 스프라이트였고, 인천 펜타포트락페스티벌은 KB 국민카드였다. 이처럼 메인 스폰서를 잡는 데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콘텐츠와 광고 기업 간 소통을 이어줄 마케팅 전문가가 필요하다. 그러나 창원시가 내놓은 자료에선 그런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


전문가들은 제자리에 앉거나 선 채로 무대를 바라보는 수동적인 형태의 공연·전시보다 몰입형 또는 인터랙티브 콘텐츠가 공연·전시 산업의 미래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이는 관객 참여를 이끌어내며 상호작용하는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다.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은 이 방향으로 활성화하고 있다. 이런 다(多)감각적 관람 형태는 작품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해줄 뿐 아니라 기존의 수동적인 전시 관람 형태를 더 참여적이고 몰입적인 경험으로 변화시킨다. 오늘 문화 콘텐츠 전문가 채용을 위한 PT 면접 전형이 진행된다. 심사위원들이 지원자의 능력을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K컬처의 정체성이 드러나는 다양한 콘텐츠를 창원문화복합타운이 창작·유통할 수 있는 계획으로 만드는 일이야말로 '창원형 문화 플랫폼'의 초석이다. 쇼핑을 즐기며 문화를 체험하고, 호텔 투숙객들이 문화 예술을 즐기는 창원문화복합타운이 제대로 문 열어 전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그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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