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너지경제신문 이상욱 기자 부산시가 이달 초 교통카드 시스템 새 사업자 공모를 추진하려다 보류한 배경에 부산지역 이목이 쏠린다. 부산시의 공모 자격 여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면서다.
1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시는 지난 8월부터 새로운 교통카드 시스템 사업자 선정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운영 중이다. 새 사업자를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선정할 계획이었지만, 지난 4일 내려던 입찰공고를 보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시가 입찰공고를 보류한 이유로 교통카드 사업자 '선정 권한'이 거론되고 있다. 부산지역 교통카드 사업권은 당초 부산교통공사와 버스조합이 보유했다. 하지만 2007년 그 사업권을 하나로카드(주)에 170억원을 받고 팔아버렸다. 결국 교통카드 사업권은 하나로카드(주)의 사유재산이기 때문에 부산시가 교통카드 사업자를 선정할 수 없는 셈이다.
부산지역 한 유력 법무법인이 '선정 권한'을 법률 검토한 결과 '부산시가 공모 권한이 없다'는 판단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2007년부터 전자금융거래법이 시행되면서 부산교통공사와 버스조합이 사업권을 팔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 법에 따라 부산교통공사 등은 전자금융 기능이 들어 있는 교통카드 사업권을 가질 수 없어 하나로카드(주)에 거액을 받고 팔았다.
최근 KBS가 입수한 하나로카드 사업권 계약서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KBS는 “부산교통공사와 부산시버스운송사업조합, 부산하나로교통카드 주식회사가 맺은 계약서에는 공사와 조합이 가진 교통카드 사업권을 하나로카드에 넘기고 사업권 존속 기한 동안 사업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고 보도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권 계약으로 하나로카드(주)는 카드 주인으로서 사업자 자격에다 사업권까지 갖게 된 것"이라며 “하나로카드(주)의 사유재산을 두고 부산시가 교통카드 시스템 새 사업자를 공모하는 건 법적 근거가 없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부산시 관계자는 “법률 자문을 의뢰했다.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앞서 지난해 3월 부산시는 다양한 첨단 모빌리티 혁신 기술을 대중교통과 연계하고, 경기침체와 고물가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서민경제의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한 '부산형 대중교통 혁신방안'을 마련해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발표 당시 부산시는 빅데이터 기반 시내버스 노선 전면 개편과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MaaS) 제공, 도시고속형 시내버스 운행, 도시철도 1~2호선 연결, 비접촉식 결제시스템(Tagless) 도입 등을 향후 추진 과제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