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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유력 법무법인 “부산시, 교통카드 시스템 사업자 선정 권한 없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10.23 10:34

부산시 관계자 “현 사업자 측 주장 법리 검토 후 공모 여부 결정”

부산=에너지경제신문 이상욱 기자 부산의 한 유력 법무법인이 부산시가 교통카드 시스템 운영 새 사업자 선정 공개경쟁입찰을 진행하는 것은 적법하지 않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A 법무법인은 최근 부산시의 교통카드 시스템 운영 사업자 선정 계획에 “부산시는 사업자를 공모할 권한이 없다"는 부산하나로카드(주)의 입장에 대한 법리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유력 법무법인 “부산시, 교통카드 시스템 사업자 선정 권한 없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해 3월 29일 부산시청 브리핑룸에서 전국 최고의 대중교통 친화 도시 조성을 위한 '부산형 대중교통 혁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제공=부산시

◇ “관련 법령에 부산시의 운영사업 시행자 선정 권한 부여돼 있지 않다"

A 법무법인은 법리 검토 과정에서 '대중교통의 육성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1호 “지방자치단체는 대중교통서비스의 향상을 위하여 새로운 교통수단의 보급과 시설, 장비의 확충 및 지원을 강화할 의무가 있고, 이러한 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필요한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관련 법령을 적용할 수 있는지 중점적으로 본 것으로 전해졌다.


검토 결과 부산시가 정책 수립과 시행을 넘어 각 교통 운영기관 즉 부산교통공사와 부산버스운송사업조합의 교통카드 시스템 운영 등에 관한 의사를 결정하거나 운영사업 시행자를 선정할 권한은 법령에 부여돼 있지 않다고 결론을 내렸다.


A 법무법인은 “이는 교통카드 시스템이 기본적으로 도시철도와 버스 요금 징수, 수익금 정산에 관련된 것으로서 그 기능상 부산교통공사의 도시철도운수사업과 부산버스운송사업조합에 소속된 개별운수사업자들이 영위하는 버스운송사업의 본질적인 부분에 해당해 당연하다"며 법원 판례(서울고등법원 2016. 5. 9. 선고 2016라20321 판결)를 인용했다.




◇ “협약상 교통카드 시스템 설치·운영자는 부산교통공사와 부산버스운송사업조합"

부산지역 한 매체는 공개경쟁입찰에 대해 “부산시는 내년 8월 현 사업자인 마이비와의 협약 기간 종료를 앞두고 새 교통카드 사업자 선정 공모를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 2005년 7월 부산시와 부산하나로카드(주)는 교통카드 관리시스템 개선·운영을 위한 사업 시행 협약서를 체결했다. 당시 협약 기간을 10년으로 정하고, 상호 합의하면 10년 단위로 연장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후 부산시와 부산하나로카드(주)는 10년 전과 거의 동일한 사업 시행 연장협약을 체결했다. 또한 이 연장협약에 따라 부산하나로카드(주)는 2016년 2월과 3월 부산교통공사, 부산버스운송사업조합과 2006년 9월과 11월 각각 체결한 협약을 연장하기 위해 시스템 개선·운영을 위한 사업연장 협약을 체결했다. 이때 각 협약 만료일이 내년 8월로 규정됐다.


이와 관련 A 법무법인은 “부산하나로카드(주)와 부산시 사이에 2005년 7월 새로운 교통카드 관리시스템 구축·운영을 위한 사업 시행 협약서가 체결되고, 여기에 부산하나로카드(주)와 ㈜마이비가 사업시행자로 규정됐다"면서 “여전히 부산하나로카드(주)로 하여금 부산교통공사, 부산버스운송사업조합과 관련 협약을 체결하도록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라 2006년 9월 부산교통공사와 대중교통체계 개선을 위한 지하철 요금징수시스템 개선 협약을, 같은 해 11월 부산버스운송사업조합과 교통카드 관리시스템 구축·운영 협약을 각각 체결한 것에 비춰 교통카드 시스템 설치·운영자는 부산교통공사와 부산버스운송사업조합 등 교통운영 기관이지 부산시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하게 알 수 있다"고 했다.


특히 A 법무법인은 “각 협약으로 부산시가 교통카드 시스템 사업시행자를 선정할 권한을 가진다는 규정을 찾아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A 법무법인은 부산시의 역할을 1999년 7월 체결된 운영협약서는 카드 정책 방향을 설정하고 통합 조정(제4조), 2005년 7월 체결된 사업 시행 협약서는 교통정책 수립과 행정지원 담당(제6조), 2015년 8월 체결된 사업 시행 연장협약서도 같은 내용과 함께 운영 상황에 대한 감독 권한을 가지는 것(제5조 및 제8조)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 “부산시가 교통카드 시스템 사업시행자 선정한다면, 부산하나로카드(주) 권리 침해"

무엇보다도 A 법무법인은 하나로카드 사업권 양수도 계약이 부산하나로카드(주)의 권리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A 법무법인은 “부산교통공사와 부산버스운송사업조합은 전자금융거래법 시행에 따라 2007년 10월 부산하나로카드(주)에 하나로카드 사업권을 대금 170억원에 양도했고, 사업권 존속기간 동안 부산하나로카드(주)의 사업권을 침해하는 경우가 없도록 한다(제11조)고 규정하고 있다"면서 “만약 부산시가 교통카드 시스템 사업시행자를 선정한다면, 그 자체로 부산하나로카드(주)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부산시 관계자는 “현 사업자 측 주장 등에 대해 법리를 검토한 뒤 공모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3월 부산시는 다양한 첨단 모빌리티 혁신 기술을 대중교통과 연계하고, 경기침체와 고물가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서민경제의 부담을 덜기 위한 '부산형 대중교통 혁신방안'을 마련·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발표 당시 부산시는 빅데이터 기반 시내버스 노선 전면 개편과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MaaS) 제공, 도시고속형 시내버스 운행, 도시철도 1~2호선 연결, 비접촉식 결제시스템(Tagless) 도입 등을 향후 추진 과제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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