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글로벌 증시에는 미국 대통령 선거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결정 등 초대형 이벤트들이 다가온다. 미국 기업들의 실적발표도 이어진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지난 한 주 동안 모두 하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한 주간 0.15% 내렸고 S&P500지수는 1.37%, 나스닥지수는 1.5% 하락했다.
월가의 공포 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지난주 21.8선에서 마감했다. VIX 지수는 지난주 한때 글로벌 증시 투매가 있었던 지난 8월 이후 최고치로 올랐었다.
이런 가운데 5일에는 대선이 치러진다. 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7개 경합주에서는 마지막까지 초박빙 판세를 보이고 있어 승자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선 결과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금융시장의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다. 선거가 치러진 후 통상 하루 이틀이면 패배가 확실해보이는 후보가 패배선언을 하지만 2020년 대선의 경우 선거 후 4일이나 지나도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유세에서도 여론조사에서 큰 격차로 앞서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패배 불복 가능성을 이미 시사한 상태다.
이에 따라 이번 대선에서 확실한 승자가 나오는 것이 시장에 가장 유리한 결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특정 당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시나리오를 피하는 것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의회 권력 분산으로 극단적인 정책 변화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월가 대형 투자자문사 에버코어ISI의 줄리암 엠마뉴엘 수석 전략가는 만약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가져가는 이른바 '레드 스윕'이 펼쳐질 경우 S&P500지수는 대선 직후 수일 내에 6000선으로 오를 수 있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승리하고 민주당이 승리하는 '블루 스윕'의 경우 S&P500이 5700선으로 단기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결국 연말 S&P500지수는 6200~6300선으로 오를 것이라고 봤다. 대선 결과가 시장에 단기적인 변동성을 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비슷한 수준으로 귀결된다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를 전제로 움직여왔던 '트럼프 트레이드'도 변수다.
만약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오거나 결과가 바로 확인되지 않을 경우 시장의 급속한 되돌림이 일어나 변동성이 더욱 증폭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 '트럼프 2기'를 반영하거나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는 움직임이 나올 수 있다.
선거 다음날인 6일부터 7일은 또 다른 빅이벤트인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진행된다.
시장에선 연준이 11월 회의에서 금리를 25bp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11월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될 확률이 98.9%로 반영되고 있다.
특히 최근 발표된 10월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밑돌자 이달 추가 금리인하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준의 정책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거나 연준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발은 등을 한 적이 있다. 이번 FOMC 회의는 대선 직후에 열리는 만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간담회에서 어떤 발언이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이번 주에도 미국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이어진다. S&P500지수를 구성한 종목 중 100여개 기업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인공지능(AI) 관련 종목이자 회계 조작 혐의로 최근 주가가 폭락한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가 실적을 발표한다.
팩트셋에 따르면 이미 실적을 발표한 350개 S&P500지수 기업은 75%의 확률로 긍정적인 실적을 보고했다. 다만,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밸류에이션 우려가 이어지면서 이번 실적시즌은 주가에 상승 탄력을 주지 못하고 있다.
또 주요 지표로는 10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서비스업 PMI, 3분기 단위노동비용·생산성 예비치, 11월 미시간대학교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