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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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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내린다더니’…트럼프 복귀에 암울해진 글로벌 채권시장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11.18 14:35
Trump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사진=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으로 미국은 물론 신흥국 채권 시장이 또다시 술렁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공약으로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리인하가 지연돼 채권시장에서 매도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블룸버그가 자체 집계하는 신흥국 현재 통화 표시 국채 관련 지수가 지난달 초반부터 3.5% 가량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신흥국 채권 가격의 올해 상승률이 2% 밑으로 고꾸라졌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당선인의 보편관세 등 경제공약으로 달러화 가치와 미 국채수익률이 오르면서 채권 시장 전망이 다시 암울해졌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당선에 따른 달러 강세로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추가로 내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가 확정된 이후 신흥국 채권 매도세가 더 가팔라졌다고 전했다.


스위스 가마 자산운용의 라지브 데 멜로 글로벌 매크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새로운 무역전쟁으로 신흥국 통화가 약세를 보이고 금리 인하 횟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커지면서 신흥국 채권에 대한 신뢰가 사라지고 있다"며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 전망으로 미 국채수익률이 오르는 점도 신흥국 채권금리에 상방 압박을 넣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은행 바클리는 인도네시아가 이달과 내달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존 전망을 강달러로 인해 최근 철회했다. 바클리 이코노미스트들은 또 한국과 대만의 금리인하 역시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미국 국채 시장 전망 역시 밝지 않다.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10년물 미 국채수익률은 3.6% 수준에 머무르다 최근 4.5%에 근접했다. 그 결과 미 국채 가격 상승률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에 나섰던 지난 9월 17일 4.6% 고점을 찍고 현재 0.7%로 쪼그라들었다.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과 연준의 금리인하 속도 조절 가능성이 미국 국채 시장에서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시장에서는 향후 12개월간 0.75%포인트 정도의 금리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 9월 당시의 절반 수준이다.


JP모건체이스의 제이 배리 전략가 등은 최근 매도세로 10년물 국채가 싸 보이지만 매수 기회라고 말할 정도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프랭클린 템플턴 픽스드 인컴의 소날 데사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 재정적자 폭이 클 경우 10년물 국채금리가 5%를 넘어설 수 있다고 최근 블룸버그에 말했다.


이같은 미 국채금리 급등은 신흥국 채권 시장 전망을 어둡게 하는 또다른 요인으로 거론된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결과 지난 10년간 신흥국 국채금리는 미 국채보다 2.3%포인트 정도 높았는데 현재는 미국을 0.1%포인트 가량 밑돌고 있다.


이와 관련, 소시에테 제네랄의 전략가들은 미 국채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신흥국 채권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통상 신흥국 채권은 미 국채보다 리스크가 큰 만큼 금리가 높기 때문에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으로 평가됐는데 최근 미 국채수익률의 급등으로 미국 채권에 대한 투자매력도가 부각된다는 것이다.


관세정책은 중국뿐만 아니라 대미 무역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 전반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UBS의 탄민란은 “아시아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지만 아시아 통화는 트럼프 당선인의 보호주의적 정책으로 추가적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아시아 현지 통화 채권에 대해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정책으로 원/달러 환율이 올 연말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즈호 증권은 달러 대비 원화가치가 최근 7.7% 하락한 상황 속에서 연말까지 0.7% 추가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역시 원/달러 환율이 연말까지 달러당 1400원 수준에 근접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일각에선 금융당국의 개입 등으로 환율 상승이 제한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기술적으로 봤을 때 달러가 과매수 구간에 근접했다는 신호도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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