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0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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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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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건물 수리해서 전기료 연 8000만원 아낀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11.20 15:37

[탄소중립 건설기술 탐방 ②] 남산XR스튜디오 편

서울시 소유 건물 최초, 제로에너지건축물로 리모델링

단열 보강하고 태양광 설비 추가···에너지 소비 77% 절감

에너지 자립률 33%···최첨단 전력 기기 ‘친환경 운영’

<주간기획> 탄소중립 건설기술 탐방 -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을 받은 건물을 찾아 기술을 소개합니다. 제로에너지건축물은 단열 성능을 극대화해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 하고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한 친환경 건축물을 뜻합니다. 국토교통부는 2017년 관련 기준을 5개 단계로 마련해 등급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남산XR스튜디오' 전경. 사진=여헌우 기자.

▲서울 중구에 위치한 '남산XR스튜디오' 전경. 사진=여헌우 기자.

남산골 한옥마을 옆에 있는 '남산XR스튜디오'는 서울시가 '남산창작센터'를 리모델링해 선보인 곳이다. 시는 지난 2020년 노후화한 건물 새단장을 결정하면서 '탄소중립'을 주제로 설계공모를 진행했다. 이후 약 44억원의 예산을 들여 리모델링을 진행, 에너지 소비를 기존 대비 77% 줄였다. 지난 6월 문을 연 이곳은 확장현실(XR) 관련 최첨단 시설을 갖춰 새로운 문화예술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20일 오전 방문한 남산XR스튜디오는 다양한 외벽 색깔에다 독특한 디자인으로 '첨단 기술'을 사용해 각종 창작물을 생산하는 곳이라는 것을 한눈에 눈치 챌 수 있었다. 특히 삼각형 모양 지붕 위로 태양광 패널들이 눈에 띄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남산XR스튜디오' 내부. 사진=여헌우 기자.

▲서울 중구에 위치한 '남산XR스튜디오' 내부. 사진=여헌우 기자.

'남산XR스튜디오' 1층에 있는 콘텐츠 제작 공간. 사진=여헌우 기자.

▲'남산XR스튜디오' 1층에 있는 콘텐츠 제작 공간. 사진=여헌우 기자.

실내에 들어서니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다소 흐린 날이었지만 자연채광이 잘 돼 조명을 많이 켜지 않아도 불편하지 않았다. 연면적 1788㎡에 지상2층 규모 건물인데, XR 편집실이나 촬영 현장 등 핵심 시설은 1층, 녹음실과 휴게공간은 2층을 사용 중이었다.


이 건물의 가장 독특한 점은 시가 리모델링을 통해 고성능 단열·창호를 보강하고 고효율 냉난방시설 및 폐열회수 환기시스템 등을 설치해 제로에너지건축물로 탈바꿈시켰다는 것이었다. 바닥, 벽, 천장에 '준불연 단열재'를 넣었다. 화재에 강하고 단열 성능이 매우 우수해 적은 에너지로도 건물의 냉난방을 감당할 수 있게 됐다. 시는 외벽, 외부창, 지붕, 바닥 모두 법적기준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의 단열성능을 인증받았다.


시는 또 건물 옥상에 30KW 용량의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해 전력 수요량의 일정부분을 대체했고, 고효율 창호를 설치하는 한편 시스템 냉난방기도 장착했다. 덕분에 전력량 소모가 큰 각종 장비들이 꽉 들어찬 XR 스튜디오임에도 에너지 자립률 33.45%를 확보할 수 있었다.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은 5등급을 취득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남산XR스튜디오' 상황실. 이 곳에서 태양광 설비 실시한 현황이나 에너지 사용량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여헌우 기자.

▲서울 중구에 위치한 '남산XR스튜디오' 상황실. 이 곳에서 태양광 설비 실시한 현황이나 에너지 사용량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여헌우 기자.

1층 상황실 한쪽에 가보니 태양광설비 현황과 전력수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시는 전반적인 건물 관리 뿐만 아니라 에너지 수급 현황을 체크하는 직원을 별도로 두어 철저히 관리하고 있었다. 덕분에 개관 이후 처음 맞이하는 이번 겨울에 기존 대비 난방비를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가 목표로 삼은 리모델링 이후 에너지 절감액은 연간 7900만원 수준이다.


XR은 '실감 콘텐츠'를 만드는 핵심 기술이다. 최근에는 일반 방송 뿐 아니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배경을 바꾼 콘텐츠나 '가상 아이돌' 등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남산XR스튜디오에서는 기획, 배경 제작, 촬영, 편집, 유통 등 XR 콘텐츠 관련 모든 활동을 할 수 있다. 시대의 변화에 맞춰 공연 연습실이 XR 스튜디오로 진화하며 '탄소중립' 가치를 높였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남산XR스튜디오' 전경. 사진=여헌우 기자.

▲서울 중구에 위치한 '남산XR스튜디오' 전경. 사진=여헌우 기자.

시 관계자는 “앞으로 다른 공공건축물을 새단장할 때도 이 같은 친환경 가치가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며 “민간 건물의 녹색건축물 전환에도 영감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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