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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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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친분 쌓는 법?…WSJ “애플 팀 쿡처럼 하면 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11.25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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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사진=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내년 1월 취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재계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는 인물로 떠올랐다. 트럼프 1기 때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혜택을 누린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쿡 CEO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독창적인 방식으로 백악관과 친분을 쌓았다고 보도했다.


당시 미국 재계에선 대관 업무를 전담하는 임원이나 로비스트를 통해 백악관과 소통하는 것이 관행이었지만, 쿡 CEO는 트럼프 당선인에게 직접 전화를 걸고 식사도 함께했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019년 쿡 CEO와의 통화에 대해 “그래서 그가 정말 대단한 경영인이라는 것"이라며 “남들이 통화를 안 할 때 그는 전화를 걸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쿡 CEO는 트럼프 당선인에 특화된 '면담의 기술'도 개발했다는 후문이다.




트럼프 당선인과의 대화 주제가 생각지도 못한 분야로 흘러가는 것을 막기 위해 단순한 수치로 표현되는 하나의 주제에 최대한 집중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애플이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정책적 지원을 받은 것도 이 같은 쿡 CEO의 노력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2019년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일률적으로 10% 관세 부과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아이폰을 제외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초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서 조립해 수입하는 아이폰에도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쿡 CEO는 직접 트럼프 당선인에게 관세가 미국 내 아이폰 소비자 가격 인상을 부를 것이라면서 '삼성 같은 외국 경쟁사에만 유리할 것'이라는 논리로 설득했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 대상에서 아이폰을 포함한 전자제품을 제외했고, 관세도 강도를 낮췄다.


이후 쿡 CEO는 텍사스 오스틴에 위치한 '맥 프로' 조립 공장을 중국으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했다. 이에 트럼프 당선인은 쿡 CEO와 함께 오스틴 공장을 방문하는 등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쿡 CEO는 올해 대선 전부터 트럼프 당선인에게 공을 들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0월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쿡 CEO가 전화를 걸어 유럽연합(EU)이 애플에 거액의 벌금을 물리려고 한다는 사실을 알렸다면서 “유럽이 미국 기업을 착취하는 것을 방관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애플과의 관계는 지속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현재 미국 재계는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하기 위해 발을 구르는 분위기다.


최근 경영상 위기를 맞은 미국의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의 켈리 오토보그 CEO는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해 관세와 통상 정책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문제는 이 같은 쿡 CEO의 기술을 따라 배우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것이다.


기존에 트럼프 당선인과 알고 지내는 관계였거나, 이름을 대면 알만한 유명기업 CEO가 아니라면 전화 통화도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보험사 애트나 CEO 출신인 론 윌리엄스는 CEO들이 장관급이나 의회 상임위를 공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윌리엄스는 “팀 쿡 정도 되는 CEO가 아니라면 고위 공직자나 정치인들을 최소한 서너번 만나서 당신이 누구인지 알게 만들어야 한다. 관계를 쌓아 나가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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