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업계가 엔데믹 이후 관광수요 일부 회복에도 실적 악화가 장기화되자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희망퇴직 등을 통한 비용절감 노력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최근엔 잇따라 대표를 교체하고 부실점포 철수까지 검토하는 등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내년부터 영업실적이 부진한 국내외 점포 철수를 검토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28일 기관투자자 대상 기업 설명회(IR)를 열고 실적이 부진한 면세점 사업 부문에서 해외 부실 면세점 철수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롯데면세점은 일본, 베트남, 호주 등 해외에서 시내면세점 4곳과 공항면세점 8곳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선 2분기 기준 소공점, 월드타워점, 제주점 등 시내면세점 4곳과 공항면세점 3곳(김포공항점·김해공항점·제주공항점)을 운영중이다.
롯데면세점은 점포 효율화를 위해 해외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론 국내에서도 부실 점포 철수를 검토할 수 있단 입장이다.
롯데면세점은 실적 침체가 장기화되자 최근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며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이후엔 그룹 임원인사에선 대표가 교체되며 실적 개선을 위한 고강도 쇄신 작업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른 면세점들 역시 실적 악화에 희망퇴직, 수장 교체 등 경영효율화를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중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달까지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으며, 신라면세점을 운영 중인 호텔신라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올 하반기 창사 이래 처음 1328억원의 교환사채를 발행했다. 현대면세점은 사명을 바꾸고 대표까지 교체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최근 임원인사를 단행 면세 전문가로 꼽히는 박장서 영업본부장을 현대면세점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업계는 실적 부진이 장기화된 가운데 이를 해결할 반등 요인이 뚜렷하지 않은 만큼 구조조정 움직임이 갈수록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면세점들은 엔데믹 이후에도 매출 핵심 고객인 중국 단체관광객이 돌아오지 않아 실적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실제 올 3분기 롯데·신라·신세계 등 국내 대기업 면세점 4사는 모두 영업 손실이 늘며 적자를 냈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3분기 46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손실폭이 362억 원 커지며 5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같은 기간 신라면세점 영업손실은 387억 원으로 전년(-163억 원) 대비 적자폭이 확대됐다. 신세계면세점도 16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지난해(133억 원 영업이익 기록)와 비교해 적자로 돌아섰다. 현대면세점도 3분기 80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이 지금 어디 하나 쉬운 곳이 없다"며 “돌파구가 없는 상황이라 인력이나 사업장 측면에서 구조조정 움직임이 더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