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이자 중국 전통 살라미 제조 기업인 윙입푸드가 지난달 27일 미국 나스닥 캐피탈마켓에 상장했다. 국내 상장사가 나스닥에도 상장한 사례는 지난 2010년 포스코홀딩스의 미국예탁증서(ADR) 발행 이후 15년 만이다.
나스닥 상장 이후 중국과 홍콩, 한국을 왕래하며 해외 시장 확대에 힘쓰고 있는 왕현도(왕 시엔 타오, 王显韬) 대표이사를 서울 여의도 윙입푸드홀딩스 한국사무소에서 만났다.
왕 대표는 에너지경제신문과 상장 후 첫 인터뷰에서 “윙입푸드를 글로벌 기업으로 만들겠다"며 “내년 1분기부터 최대 3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진행하고 한국 비상장 기업을 인수하는 방향도 고려하고 있다"고 포부를 전했다.
다음은 왕 대표와의 일문일답.
-나스닥 상장 축하드린다. 공모가는 밴드 하단인 4달러로 책정됐다. 공모가에 만족하나.
▲물론이다. 성공적으로 ADR을 발행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 상장을 추진하면서 증권신고서를 22번이나 정정하는 등 고충이 많았기 때문이다. 또 나스닥 상장을 통해 한국 투자자들에게도 어느 정도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뿌듯하다.
-나스닥 윙입푸드 공모가가 코스닥 윙입푸드 주가보다 높아서 코스닥에서도 가격 균형을 맞춰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는데 오히려 주가가 빠졌다. 그 이유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지난 3월 중권신고서를 신청한 이후 상장 기대감에 코스닥 윙입푸드에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됐었다. 이때 투자했던 분들이 이미 충분히 수익을 봤다고 생각하고 차익실현에 나섰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주주들로부터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하게 됐다.
-자사주 매입 규모는.
▲내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총 20억~3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소각할 예정이다. 이날 윙입푸드의 코스닥 시가총액(1036억원) 대비 약 3% 규모다. 매입하게 되면 홍콩법에 따라 바로 소각 신고를 할 계획이다.
-배당이나 장내 매수 계획은 없나.
▲배당보다는 자사주 소각으로 현재 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가치가 더 상승하길 바란다. 장내 매수 역시 시장 상황과 주가 흐름에 따라 고려해볼 가능성은 있다.
-한국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주가 부양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한국 시장 진출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한국 요식업계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최대한 국내 투자자들이 한국에서 윙입푸드 제품이나 브랜드를 접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인들의 입맛에 맞게 현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한국 또는 미국의 비상장 기업과의 인수합병 등을 통해 인지도를 높여갈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M&A를 염두에 두고 있는 기업이 있나.
▲아직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다. 다만 중국이 지난달부터 한국인 대상 무비자 정책을 실시하면서 한·중 관계가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요식업이나 식품 제조업 등 윙입푸드와 비슷한 업종의 기업들과 협업 가능성과 그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윙입푸드도 이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것이다. 이르면 이달부터 인수 기업을 적극 찾아 나설 생각이다.
-국내 증시에서의 저평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기업설명회(IR)이나 기관 미팅도 필요해 보이는데 계획이 있나.
▲내년부터 IR을 적극 진행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이전에도 현지 IR을 한 차례 진행한 적 있었다. 윙입푸드 주주명부를 보면 90% 이상이 일반 투자자이기 때문에 일반 주주들과 기관, 매체를 초청해서 현지 IR을 진행하려고 준비 중이다. 다만 한국 기관들과 적극적으로 접촉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중국 기업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 쉽지는 않다. 이번 나스닥 상장을 계기로 한국과 더 많이 소통하고 싶다. 중국 현지에서 직접 회사의 경영 상황을 보고 판단해주길 바란다.
-윙입푸드를 한 마디로 정의할 만한 캐치프레이즈를 만든다면.
▲'아시아를 대표하는 즉석 소시지 기업'으로 불리고 싶다. 미국에서는 요식업을 중심으로 현지 차이나 레스토랑에 윙입푸드 시즈닝을 출시하는 등의 방식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한국 편의점에서 윙입푸드 제품을 진열해서 판매하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