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 술'로 취급받던 전통주가 20대~30대 고객을 사로잡기를 위해 색다른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주요 제조사별로 최신 트렌드를 접목한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팝업 행사를 여는 등 이미지 변신을 꾀하는 분위기다.
19일 특허정보검색서비스 키프리스에 따르면, 지평주조는 지난 11일 'MAK&SKEY(막&스키)' 라는 상표를 출원했다. 지정상품으로는 막걸리, 블렌드 위스키, 위스키가 첨가된 막걸리 등이 등록됐는데, 여러 재료를 섞어 마시는 '믹솔로지(Mixology)' 열풍을 반영한 것이다.
막스키는 지난해 그룹 다이나믹 듀오의 멤버 최자가 한 웹 예능에서 관련 레시피를 언급하며 인지도를 얻기 시작했다. 특히, 소셜 서비스(SNS) 중심으로 자신만의 막걸리+위스키 조합을 공유하는 '막스키 챌린지'로 확산된 바 있다.
지평주조 관계자는 “시장과 소비자 요구에 맞춰 여러 제품을 연구개발 중인데, 막스키는 칵테일처럼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어 상표 출원을 진행했다"면서 “현재 개발 단계로 구체적인 출시 계획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서울장수도 이달 중 대형마트와 업소 등 오프라인 채널에서 쌀막걸리에 밤다이스를 더한 '달밤장수'를 선보인다. 밤 농축액을 넣은 일반 밤막걸리와 달리 밤 원물을 활용한 마론 소스로 재료를 차별화한 것이 특징이다. 부드러운 밤 맛과 함께 알코올 함량도 일반 막걸리(6도)보다 낮은 5도로 맞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했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올 들어 서울장수는 각종 트렌드를 적용한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1월에는 믹솔로지 열풍을 접목한 하이볼 콘셉트의 '얼그레이주'를 내놓았고, 지난달에는 미국 유명 스트릿 패션 브랜드 '오베이'와 손잡고 한정판 막걸리를 판매했다. 이번 달밤장수도 올 하반기 방영한 넷플릭스의 요리 경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가 쏘아올린 밤 디저트 열풍을 반영한 상품이다.
국순당은 올 9월 '백세주, 백년을 잇는 향기'를 주제로 대표 약주 '백세주'를 리뉴얼 출시하고, 브랜드 인지도 확산을 위한 캠페인 전개에 집중하고 있다. 주로 팝업 운영·박람회 참가 등 다양한 오프라인 창구를 통해 젊은 세대와 소통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올 10월에는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팝업 레스토랑을 운영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서울 종로구 누디트 익선에서 주막 콘셉트의 팝업도 선보였다. 이달 초 서울 강서 마곡 코엑스에서 진행된 국내 최대 규모 리빙 전시회에서 백세주 체험관까지 운영하는 등 소비 접점 넓히기에 진심이다.
온라인 채널에서도 유명 연예인·캐릭터를 앞세워 브랜드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국순당은 백세주 브랜드 앰버서더(홍보대사)로 인기 그룹 '잔나비' 멤버인 최정훈을 발탁했다. 이후 10월에는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를 통해 최정훈과 만화 아기공룡 둘리의 '고길동'이 서로 백세주를 나누며 응원하는 내용의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동영상은 이달 19일 기준 조회 수 약 719만회를 기록하며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통상 막걸리 등 전통주는 다른 주류보다 유독 중장년층 수요가 두터워 신제품에 대한 소비자 저항이 큰 분야"라며 “다만, 주력 소비층으로 떠오르는 젊은 세대 유입을 위해 업체 입장에선 색다른 맛과 이색 경험을 내세우는 것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