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부도 위기 베네수엘라 ‘황금 곳간’ 털어 급전 마련
연초부터 금괴 60t 스위스로 보내…‘금 스와프’로 부채 상환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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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 베네수엘라 ‘황금 곳간’ 털어 급전 마련연초부터 금괴 60t 스위스로 보내…‘금 스와프’로 부채 상환할 듯 |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수출의 96%를 원유 수출에 의존하는 베네수엘라 경제는 유가 하락에 국가 재정이 크게 타격을 입으면서 국가부도 위기에 내몰린 상황이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올 들어 막대한 양의 금을 스위스로 보내며 급전 마련에 나서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스위스 연방관세청 집계에 따르면 2월 한 달 동안 베네수엘라에서 스위스로 4억5600만 달러(약 5300억원) 상당의 금괴 11톤이 반입됐다.
베네수엘라는 이미 1월에 금 36t을 스위스로 보냈으며, 여기에 베네수엘라 현지언론 엘 쿠페란테의 보도를 분석하면 이달 1∼16일 스위스에 추가로 들어간 금은 12.5톤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연초부터 지금까지 적어도 60톤 상당의 금이 베네수엘라를 빠져나가 스위스로 향한 셈이다.
베네수엘라 한 해 금 채굴량이 12톤 가량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이는 5년 동안 꼬박 캐낸 금의 양과 맞먹는다.
베네수엘라가 보유한 금을 헐어가며 스위스로 보낸 것은 스위스 은행과의 ‘금 스와프’를 통해 채무 상환용 현금을 확보하기 위한 행동으로 보인다.
금 스와프는 은행에 금을 담보로 맡기고 현금을 대출받는 계약이다.
베네수엘라는 올해 100억 달러의 국채 상환과 60억 달러 상당의 중국 차관을 갚아야 하지만, 외환보유액은 이미 지난달 150억 달러까지 떨어졌다.
넬손 메렌테스 베네수엘라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달 로이터 통신에 "중앙은행 이사회가 금 스와프를 단행하기로 했었다"고 밝히고 "이는 매우 정상적이고 다른 중앙은행도 다 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베네수엘라의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181%를 기록한 바 있다.
노무라증권의 시오반 모덴 이사는 WSJ에 "베네수엘라가 빚을 갚으려고 애쓴다는 점은 채권단에게 고무적이다"라면서도 "갚을 능력이 되냐는 것은 진정 의문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