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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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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친화석연료’ -캐나다 ‘친환경’ 기후변화 엇갈린 행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3.01 09:23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북미대륙의 이웃나라 미국과 캐나다가 환경 면에서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거 운동 기간 동안 약속한 대로 석유 가스 개발을 저해하는 정책을 폐지하는 등 자원개발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반면, 캐나다는 전임 오바마 행정부와 합의한대로 친환경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이달 중순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단행한 자원개발 관련 규제 2건을 폐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첫 번째 폐지 법안은 미국 에너지기업이 해외 자원개발 활동 시 해당 국가의 정부에 지불하는 개발권 관련 비용을 미 증권거래위원회(U.S.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SEC)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이다. 두 번째 폐지 법안은 미국 내에서 석탄 채굴 시 주변 강 지류의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배출 기준을 더욱 강화한 미 내무부(Department of Interior, DOI)의 규제다.

또, 미 하원에서 연방 및 부족 토지에서 석유 가스 개발 시 적용되는 메탄 배출 규제를 철폐하는 법안도 통과됐기 때문에 이 법안 역시 폐지 절차를 밟고 있다.

이외에도 미국 연방정부가 법인소득세 인하를 고려하고 있어 캐나다 기업이 미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뒤쳐지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반면, 캐나다 정부는 향후 몇 주 안에 새로운 메탄 배출 규제 법안을 제정하겠다고 발표했고 2016년 발표한 전국 규모의 탄소세도 시행하는 등, 앞서 오바마 행정부와 합의한 대로 탄소 감축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투자 유치와 시장 점유율 경쟁에서 이미 셰일자원에 밀리고 있는 오일샌드 개발 기업들은 캐나다 앨버타주의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에도 대처해야 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더욱 악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오일샌드 개발 비용은 다른 자원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미국의 셰일 자원 생산 지역은 전 세계에서 생산비가 가장 낮은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스티브 윌리엄스 선코어 에너지 최고경영자(CEO)는 주요 오일샌드 개발 기업이 앨버타주의 기후변화 정책을 준수하는 대신에 앨버타 주 정부와 캐나다 중앙정부가 자신들이 경쟁력을 보장해 준다는 내용의 협상이 있었다고 밝혔다.

앨버타주에 위치한 에너지 전문 비영리 싱크탱크 펨비나 협회에서 연방 정책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에린 플라나간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플라나간은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으로 인한 변화와 불확실성에 대처하기 위해 캐나다 정책 전문가들은 탄소 배출량 감축 정책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에너지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일관된 정책을 수립하지 못했기 때문에 앨버타주와 캐나다 중앙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오일샌드 기업의 경쟁력을 보장할지는 미정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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