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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국제 셰일가스 세미나] "정치·기술·지정학적 리스크 우려" vs "미국 셰일가스 수출 계속될 것"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06.21 15:19

▲한국자원경제학회가 주최하고, 에너지경제신문이 주관한 ‘미국 셰일가스의 영향력과 에너지 전략의 재편’ 국제 세미나가 20일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개최됐다. 세미나에서는 셰일가스의 증가로 인해 현물거래가 늘어나고 도착지 제한조항과 같은 경직된 천연가스 거래관행이 개선될 것이란 주장이 이어졌다.‘미국 셰일가스 수출 및 국제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해’를 주제로 한 1부 세션에서 패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에너지경제신문)


[에너지경제신문 김연숙·권세진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어쨌든 무역을 원하고 있고 사업가이며 경제학적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수출은 좋고 수입은 나쁘다는 게 트럼프의 마인드이다. 그래서 자국우선주의를 내세워 셰일가스 수출을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다"

피터 하틀리 미국 라이스대학교 에너지학과 교수는 지난 20일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개최된 ‘미국 셰일가스의 영향력과 에너지 전략의 재편’ 국제 세미나에서 진행된 토론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나라 전문가들이 미·중 무역분쟁 등 정치적 리스크로 셰일가스 수입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지 우려하는 질문에 대해 이렇게 답변한 것이다.

한국자원경제학회가 주최하고, 에너지경제신문이 주관한 이번 세미나에서는 셰일가스의 증가로 인해 현물거래가 늘어나고 도착지 제한조항과 같은 경직된 천연가스 거래관행이 개선될 것이란 주장이 이어졌다. ‘미국 셰일가스 수출 및 국제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해’를 주제로 한 1부 세션에서 패널들이 토론을 진행했다.

권원순 한국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날 토론에서 앞으로 미국 셰일가스 수출의 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해 질문했다.

▲권원순 한국외대 경제학과 교수 (사진=에너지경제신문)


이에 대해 피터 하틀리 미국 라이스대학교 에너지학과 교수는 "LNG 현물 단기거래가 증가하면서 장기계약 보다 훨씬 많은 대체를 할 것"이며 "구매자들이 다른 지역에 구매한 가스를 판매, 수출할 수 있기 때문에 현물거래가 증가할 것이며 목적지 제한조항 또한 완화되는 게 확실하다. 재수출이 늘어날 것도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장기계약과 관련해 의무인수조항 완화에 대한 경제적 근거는 탄탄한 편이라고 하틀리 교수는 전했다. 그는 "장기계약의 경우 두 당사자가 제3자 없이 서로 간 계약으로 거래하는 방법"이라며 "현물가격이 계약가격보다 낮아지면 계약 체결보다 현물거래 의사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판매자에게 최고의 대안은 계약가격보다 낮더라도 서로 거래를 하는 것이 이익이 되는가 그렇지 않을 것인가를 판단하는 일일 것이다. 구매자의 입장에서는 현물거래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의무인수조항이 이상적인 상황을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고 하틀리 교수는 덧붙였다.

로널드 리플 미국 툴사대학교 에너지경제학과 교수는 "액화천연가스(LNG) 설비와의 연관성 측면에서는 비용회수가 어느 정도 시일 내에 가능하냐에 달려있다"고 답변했다. 그는 "설비용량 전체를 다 사용해도 총비용을 회수를 못했을 경우가 있다. 하지만 수익이 어느 정도 확실해야 자본을 대출할 수 있을 것이다. 장기계약과 마찬가지로 프로젝트가 있어야 한다. 대출을 받거나 부채조달 프로젝트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별히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다는 생각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북미에서는 아시아이나 걸프만 쪽이 아니라 서해안 쪽에서 아시아에 수출한다고 생각한다. 어느 지역에서 수입하든 미국에서 수입하는 것이다. 지정학적 리스크는 없다"며 "미국 정부가 동북아 국가와 가격지수 형성을 위해 어떤 협력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어떠한 것도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리플 교수는 강조했다. 이어 그는 "미국 정부차원의 협력 가능성은 없다. 셰일가스 사업은 민간기업들이 추진하는 사업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유시호 한국가스공사 경제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 (사진=에너지경제신문)


이어 유시호 한국가스공사 경제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올해부터 미국 LNG시장 수출량이 두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구매자로서 말하고 싶은 것은 불확실성이 분명히 있다는 것"이라고 운을 띄웠다. 유 책임연구원이 생각하는 리스크 중 첫째는 정치적 리스크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며 오바마 행정부와 정반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중국과 무역갈등, 자국우선주의, 보호주의 같은 통상정책을 추진해 미국 천연가스 시장에 안 좋은 영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무역분쟁이 천연가스 시장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2세대 프로젝트 중 장기계약을 맺은 것이 몇 개인지 생각해보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는 것 같다. 소위 ‘큰 물주’가 없는 이상 장기계약 없이 가기는 힘들 것 같다"고 그는 강조했다.

두번째는 기술적 리스크이다. "다른 프로젝트보다 LNG가 어렵고 복잡하다. 미국, 러시아, 모잠비크, 멕시코 등에서도 LNG 프로젝트가 예정돼 있다. 과거 호주 프로젝트처럼 건설비가 인상되고 시기도 연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그는 말했다. 또한 지정학적 리스크도 지적했다. 파나마 운하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오는 물량이 한정돼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러면 어떤 물량은 희망봉 돌아서 아시아로 와야 한고, 비용이 훨씬 높아진다. "미국 프로젝트에 대해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가스공사도 추가 물량을 확보하겠지만, 이 세가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그는 말했다.

하틀리 교수는 유 책임연구원 발언에 대해 "미국 정치적 리스크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분쟁에 연루돼 있고 한국이 우려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어쨌든 무역을 원하고 있고 사업가이며 경제학적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수출은 좋고 수입은 나쁘다는 게 트럼프의 마인드이다. 물론 말도 안 되는 마음이긴 하지만 이런 포지션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자국우선주의를 내세워 수출을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또한, 하틀리 교수는 "셰일가스 개발은 민간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다. 민간 땅에서는 정부에 의한 한계가 없다. 특히 트럼프는 공화당이기 때문에 더 많은 곳에 프로젝트를 추진하려고 하고 있다. 미국은 프로젝트를 지속할 것"이라며 "최근 엑슨모빌, 셰브론 등 많은 기업이 프로젝트에 대해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리플 교수는 "미국에서 가스를 들여오는 데 있어 비용 추가는 없다. 운임비를 전부 내지는 않는다. 가치사슬에서 일부 비용을 잃어버리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중간에 있는 사람이 그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고 답변했다. 또한 리플 교수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기 싫다는 의견을 냈고, 수입은 줄여도 수출은 줄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리플 교수는 "앞으로 중국이 최대 LNG 수출 국가가 될지에 대해 말하자면, 그 전에 상당한 생산 설비 용량을 갖춰야 하고 국내 인프라를 마련해야 하며, 재수출과 차익거래 등 여러 현상들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해 중국이 앞으로 주요 플레이어가 될 것인지 의문이 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임지수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사진=에너지경제신문)


한편, 임지수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셰일가스와 석유화학산업 관계에 관해 시사점을 제시했다. 임 연구위원은 "세계 석유화학산업에 셰일가스가 중요한 변화를 만들고 있다. 미국이 셰일 혁명 이후 세계 석유화학 수출의 허브로 다시 부상했고 투자도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이 LNG나 액화석유가스(LPG) 수출에만 머무는 게 아니라 에탄도 수출하고 있으며, 서유럽이나 인도, 중국에까지 수출계약을 체결해 석유화학 공장을 가동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가스는 연료뿐 아니라 소재산업까지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임 연구위원 주장의 핵심이다.

나아가 천연가스에서 석유화학제품을 바로 만드는 공정도 개발 중이다. "이미 크루드 오일에서 정유과정 없이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고, 천연가스도 과거에는 효율성이 높지 않다고 평가돼 왔지만 이제는 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며 "연료산업뿐 아니라 소재산업에서도 셰일가스 혁명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함께 연구해달라"고 임 연구위원은 주문했다.

하틀리 교수와 리플 교수는 모두 임 연구위원의 주장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하틀리 교수는"석유화학산업이 간과되고 있다는 논의가 미국 내에서도 많이 이뤄지고 있다. 석유화학쪽 수요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텍사스 휴스턴에서는 셰일가스 붐과 석유화학 붐이 일어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천연가스 가격 굉장히 높았을 때와 달리, 석유화학 설비 다시 지어져 석유화학 붐이 다시 일어났다"며 "석유화학산업은 경제를 촉진하는 한가지 큰 요소"라며 "셰일가스가 함유된 암반이 이전에는 침투가 어려워 시추가 어려웠는데, 기술 개발로 추출할 수 있게 됐다"며 "이 과정을 생각해보면 초반에는 셰일가스를 작은 분자정도로 생각했는데 기술개발로 분자 크기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에탄 부탄 프로판 같은 화학 성분을 더 잘 이해하게 된 면도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리플 교수도 "개인적으로 천연가스에서 석유화학제품 생산하는 과정에 대해 언급해서 놀랐다"며 "석유화학은 천연가스가 아니라 나프타 베이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천연가스 기반 생산 노력을 굉장히 많이 진행해왔다. 2000년대 초반 석유화학 시설이 해외로 많이 이동했다. 생산성이 낮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석유화학이 천연가스 시장과 결합해 미국 내에서 트레이딩도 상당히 변화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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