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2, 3위 자동차 제조업체 혼다와 닛산이 통합을 논의하고 있다. 이 둘이 합병한다면 현대자동차그룹을 넘어 판매량 기준 세계 3위 기업으로 올라서게 된다. 이에 현대차는 신차 라인업 강화, 경쟁사와의 연합 등을 통해 자리 방어에 나설 방침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혼다와 닛산은 통합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경영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양사는 향후 양해각서 체결, 통합 비율 조정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혼다와 닛산은 최근 글로벌 시장서 큰 영향력을 보이진 못하고 있지만 합쳐질 경우엔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난해 기준 혼다는 398만대, 닛산은 337만대를 판매했다. 양사 판매량을 합산하면 약 735만대로 3위 현대차그룹(730만대)를 뛰어넘는 기록이다. 단숨에 글로벌 판매량 3위 거대 자동차 기업이 탄생하는 셈이다.
이에 업계에선 현대차그룹이 이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양사는 단단한 일본 내수, 하이브리드차·전기차 기술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두 기업이 힘을 합치면 R&D 비용도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신차, 기술 개발에 전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혼다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하이브리드 기술을 보유했고 닛산은 실패하긴 했지만 전기차 개발 능력을 갖고 있다.
아직까진 글로벌 시장서 뚜렷한 판매량을 보이는 모델이 없어 현대차그룹 수요에 큰 영향을 못 미칠 전망이지만, 기술이 한곳으로 모여 경쟁력 있는 신차가 나온다면 현대차그룹도 안심할 순 없다.
특히 침체된 자동차 시장, 무서운 기세로 밀고 들어오는 중국 자동차 업계의 공세에 더불어 일본 거대기업까지 등장한다면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현대차도 가만히 있진 않는 분위기다. 경쟁에 대비해 적극적으로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고, 타사와 연합을 통해 몸집도 키우는 중이다.
추후 더 치열해질 신차경쟁에 대비해 현대차는 장기적 신차 개발에 나서고 있다. 2027년까진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제네시스 하이브리드는 그간 시장에서 꾸준히 소비자들의 요청을 받았던 기대작이다.
이어 미래차 시장을 이끌 EREV 개발도 나선다. EREV는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장점을 각각 적용한 차량이다. 전기차와 같이 전력으로 구동하지만 엔진이 전기를 생산해 배터리 충전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어 현대차는 지난 9월 미국의 거대 완성차 기업 제네럴모터스(GM)와 협력을 발표했다. 양사는 향후 친환경 에너지, 전기, 수소 기술 개발에 상호 협력하며 생산 비용 절감, 효율성 증대 방안 등을 모색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토요타와 수소 협력도 꾸준히 기대가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지난 10월, 11월 두 번의 모터스포츠 대회서 만나 글로벌 수소생태계 구축 등 양사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장기적인 면에서는 현대기아에게 분명히 강력한 경쟁 상대나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현대차그룹도 적절한 대응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