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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탈환’ 요원해지는 아모레퍼시픽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2.03 08:41

아모레퍼시픽 실적 발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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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용산 사옥

[기획취재팀=김아름 차장(팀장) 서예온.신유미 기자] ‘K뷰티 공룡’으로 꼽히던 아모레퍼시픽에 비상이 걸렸다. 이날 2020년 4분기 실적 공개가 이뤄지는데,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려서워서다. 심지어 라이벌인 LG생활건강과 이익 차이는 더욱 벌어지고 있어 관련 업계와 금융투자 전문가들은 공히 실적 부진을 점치는 눈치다. 계속된 부진 속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까지 겹쳐 있어 기적적인 반등은 없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아모레퍼시픽은 어떻게든 실적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한 1위 탈환이란 영광을 되찾기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 전망이 지배적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2020년 실적은 3일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금융투자업계 등에선 아모레의 실적에 대해 4분기는 물론이고 연간 또한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에 따른 세계 시장 침체와 함께 성장 실현한 업체 위주로 쏠리는 ‘승자독식’ 현상까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승자독식의 최종 승자는 이미 LG생활건강으로 꼽힌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을 보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2% 감소한 1조866억원, 영업이익은 절반 가까이인 48% 줄어든 560억원이다. 반면 과거 1위 자리를 두고 엎치락 뒤치락 했던 LG생활건강의 경우 같은 기간 매출액은 2조706억원, 영업이익은 327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4%, 5.1% 늘어난 수치다.

곧 공개될 4분기 실적 또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부문의 지난해 매출액 추정치를 4조4293억원으로 잡았다. 전년보다 26% 줄어든 수준. 무려 6년전인 2014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귀하는 모양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79.8% 쪼그라든 1529억원으로 예상했다. 분기별로 보면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 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13.53% 감소한 1조1533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영업이익은 7억원으로 98.46% 축소됐다.

그러나 아모레는 올해를 기점으로 턴어라운드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아모레가 지난 2년 동안 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책으로 희망퇴직에 따른 인원감축 및 오프라인 점포 폐점 등을 단행하는 등 ‘허리 띠를 졸라맸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털어버릴 것은 다 털어버렸다. 도약만 남았다’는 분위기가 감도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경배 회장의 신년사에서도 읽힌다. 서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장기화되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언급하며 ‘강한 브랜드’와 ‘디지털 대전환’, ‘과감한 사업 체질 혁신에 따른 수익성 성장’을 강조했다. 눈에 보이는 불필요한 비용과 보이지 않는 비효율을 줄여 손익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

그러나 당분간 아모레와 LG생활건강 양 사의 격차는 좁혀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 LG생활건강이 코카콜라음료를 시작으로 한국음료, 해태htb 등 공격적인 M&A로 화장품 외 생활용품과 음료 등에 무게 분배를 고르게 재편했기 때문. 그 결과 화장품 부문에서 나타나는 ‘계절적 리스크’를 상쇄시킬 수 있었다. 화장품 부문은 여름철이 비수기로 실적 하락이 눈에 띄는 시기다. 여기에 LG생활건강이 유럽 더마 화장품 브랜드인 피지오겔의 아시아와 북미 사업권을 인수하는 등 더마코스메틱 시장 진출까지 확장하고 있어 아모레의 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업계 내에서 아모레 반등에 대해선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의견이 우세하다. 온라인 채널을 강화한다고 해도 온라인은 이미 이커머스 업체들의 장이 됐고, 국내 오프라인은 올리브영과 롭스, 랄라블라 등 드럭스토어가 잡고 있다. 해외로 눈을 돌리다고 해도 이미 LG생활건강이 전부 진출해 있어 쉽게 그 틈을 파고 들 수 있을 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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