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3일 피크시간 전력수급 현황. 전력거래소 |
13일 전력거래소 전력통계정보시스템(EPSIS)에 따르면 이날 전력 피크시간이었던 오후 4시50분 현재 부하 8만7577MW, 공급예비력 8535MW로 공급예비율 9.49%를 기록했다.
이날 공급예비율은 지난 2019년 8월 13일 6.7% 이후 1년 11개월 만에 최저치다.
전날 오후 5시 최대전력수요 8만5011MW, 공급예비력 9995MW로 공급예비율 11.8%를 기록한 것에 비해서도 낮아졌다.
아직 전력 공급예비율이 한 자리 수에 진입하지는 않았지만 당분간 폭염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열대야가 시작되는 등 본격적인 무더위에 접어들면서 전력 수급에 대한 관심도 높다. 전력 공급예비율은 전국 발전소에서 당장 공급할 수 있는 발전량 가운데 생산되지 않은 전력량의 비율을 뜻한다.
그 동안 ‘폭염 재난’으로 불리던 해에는 전력량이 급증하고 전력 예비율이 급락하면서 전력 수급 우려가 잇따랐다. 최근 5년 새 여름 폭염으로 인해 전력 예비율이 한 자리 수를 기록한 때는 △2020년 8월 26일 9.9% △2019년 8월 13일 6.7% △2018년 7월 24일 7.7% △2016년 8월 12일 8.8% 등 네 차례였다.
공급예비율이 현저히 낮아진 때에는 전력수급 위기 경보에 대한 가능성도 나왔다. 전력 부족에 대비해야 하는 전력수급 위기 경보는 예비전력량이 5000MW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에 발동한다. 실제로 예비전력량이 5000MW 밑으로 떨어진 2012년(2790MW)에는 대규모 정전을 뜻하는 ‘블랙아웃’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다음 해 여름에도 예비전력량이 4720MW에 불과했다.
올해 1월 겨울에도 한파로 인한 난방 수요가 크게 늘면서 공급 예비율이 한 자리 수로 떨어져 전력수급 불안의 우려가 나왔다. 지난 1월 11일 전력 예비율은 9.5%까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아직까지는 전력 수급이 우려될 정도는 아니지만 기상 변동이 워낙 크기 때문에 미리 수요 관리 등으로 미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박종배 건국대 전기전자공합부 교수는 "전력 공급 부분은 현재 큰 문제는 없지만 다만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폭염보다 기상 변동이 워낙 크다 보니 아주 극단적인 상황이 나타날 경우를 대비하고자 전력 수요 관리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공급확보 이전에 수요관리 대책이 우선적으로 세워져야 한다. 그 뒤에 공급력에 집중해야 한다"며 "수요반응(DR·Demand Response)시장을 통한 자원 계약 등 이를 100%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의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아직까지는 예상 가능한 범위의 기상이었고 이에 맞춰서 산업부와 거래소 등도 전력을 마련하고 있다. 예측 가능한 범위를 벗어나는 기후변동이 아니라면 안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올 여름 최대 전력 수요를 94.4GW로 전망했다. 역대급 폭염을 기록한 지난 2018년 사상 최고치인 92.5GW를 뛰어넘는 수치다. 올 여름 피크 시기 전력 공급 능력은 신고리 4호기 화재 정비 등으로 99.2GW가 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98GW와 비슷한 수준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예방정비 중인 부산복합 4호기와 고성하이 2호기 등 발전기의 시운전 일정을 전력피크 주간으로 맞추고 태양광을 통해 전기를 충전한 에너지저장장치(ESS) 방전시간 발생 시간 등도 조정할 방침이다.
claudia@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