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될 전망이며, 역사상 가장 더웠던 해 10개가 지난 10년 동안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지구 온도가 계속 올라가고 있다는 뜻이다. 지구 가열화는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극단적 기후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탄소 배출 감축, 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전환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0일 세계기상기구(WMO)는 역사상 가장 더운 해 10개가 지난 10년 동안에 발생했으며, 특히 올해는 그 10개 가운데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WMO의 '2024년 전 지구 기후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9월 지구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1.54(±0.13)도 높은 상황이다. 기존까지 가장 뜨거운 해였던 지난해의 1.45도보다도 높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신년 메시지를 통해 “우리가 치명적인 폭염의 10년을 방금 지나왔다. 2024년을 포함해 가장 더운 해 10개가 모두 지난 10년 안에 기록됐다"며 “이것은 실시간으로 진행 중인 기후 붕괴이다. 2025년에는 탄소 배출을 대폭 줄이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전 세계는 기록적인 폭우, 홍수, 폭염, 산불 등 극단적인 기후 재난으로 몸살을 앓았다. 프랑스령 마요트에서는 열대성 사이클론으로 인해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으며, 50°C를 초과하는 폭염이 수십 개국을 강타했다.
특히 올해 발생한 주요 기상 재난 29건 중 26건이 기후변화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약 3700명이 사망했고, 수백만 명이 삶의 터전을 잃었다.
기후 변화의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 When Risks Become Reality: Extreme Weather In 2024(위험이 현실이 될 때: 2024년 극단적 날씨)에 따르면 올해는 기후변화로 인해 위험한 폭염 일수가 41일 더 늘었으며, 이는 인간 건강과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보고서는 기후 변화가 지속 가능한 발전의 모든 측면에 미치는 광범위한 영향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 역시 기후 위기의 영향을 피해 갈 수 없었다. 여름철 기록적인 폭염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며 일부 지역에서는 전력 공급 부족 문제가 나타났고, 가뭄으로 인해 벼와 과수 농작물 피해가 속출했다.
올해 8월에는 강원도와 경기도 일대에 집중호우가 쏟아져 대규모 산사태와 침수 피해가 발생했으며,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했다. 가을에는 이상 고온 현상이 이어지며 배추 등 채소 작물의 생장 주기에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WMO는 이러한 극단적인 날씨에 대응하기 위해 '모두를 위한 조기 경보'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으며, 온실가스 감시 프로그램(Global Greenhouse Gas Watch)을 통해 기후변화 완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2025년 WMO 창립 75주년을 맞아 유네스코와 함께 '국제 빙하 보존의 해'를 선포하며 얼음 영역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할 계획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극심한 더위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 협력도 강화되고 있다. 이달 WMO 본부에서는 15개 국제기구와 12개국을 포함한 전문가 그룹이 모여 극심한 더위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 프레임워크를 논의했다. 이는 유엔 사무총장의 '극심한 더위 대응 행동 촉구(Call to Action)'에 따른 것이다.
셀레스트 사울로 WMO 사무총장은 “온난화는 단순히 온도 상승에 그치지 않고, 극단적인 기후 현상과 재난의 위험을 증가시키고 있다"며 “매 순간이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