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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웨스팅하우스 인수론 급부상…한미 정상 ‘원전 협력’ 합의에 탄력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5.23 15:53

원전 업계 "정상회담서 원전 동맹 선언한 만큼 인수하면 원전 수출 시장 점유율 확대 분명"



과거 인수 도전한 바 있는 두산에너빌리티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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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팅하우스.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원전 협력’에 합의함에 따라 한국 기업의 미국 대표 원자력발전 기업 ‘웨스팅하우스’ 인수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측이 23일 한미 정상회담 경제성과 설명을 통해 "미국의 원전 원천기술과 한국의 설계시공 능력이 결합된다면 세계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며 "하나의 선물"이라고 밝히면서 이같은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스탠다드 앤 푸어스’에서 발행하는 원자력 관련 주간지 뉴클리오닉의 지난주 호에 따르면 웨스팅하우스를 보유하고 있는 캐나다 사모펀드 브룩필드사(社) CEO(최고경영자) 사이러스 메이든은 회사 매각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메이든은 이미 지난 6일 웨스팅하우스를 처분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원전업계에서는 브룩필드가 한미정상회담을 염두에 두고 매물을 내놓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원전 업계 관계자는 "최근 러시아가 건설한 동구권의 일부 발전소의 핵연료를 웨스팅하우스가 공급 계약을 맺는 등 성과가 있다"며 "한국이 새 정권에서 원전 수출 등을 국정 과제로 추진한다는 것을 다 알고 듣고 보고 있는 만큼 이 시기에 최고 가격을 받고 한국에 매각을 시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회담을 앞두고 웨스팅하우스가 매물로 나왔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것과 한미 정상이 원전 협력을 약속한 것을 보면 국제관계 상 이미 상당수 물밑 흐름이 있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한미 원전 협력이 실질적으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선 웨스팅하우스 인수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웨스팅하우스는 1950년대부터 미국에서 가장 많은 원전을 건설하고 전 세계 원전 가운데 절반 가까이에 원천기술을 제공한 원전건설의 대명사다. 한국 첫 상업용 원전인 고리1호기 건설도 웨스팅하우스의 기술전수로 시작됐다. 우리나라 고리 1·2·3·4호기, 한빛 1·2호기는 웨스팅하우스가 설계한 원자력 발전소다. 설계도와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기초로 우리나라가 만든 한국형 APR1000 원자로 도입 발전소가 한빛 3·4·5·6호기, 한울 3·4·5·6호기, 신고리 1·2호기, 신월성 1·2호기 12개 발전소다. 이 발전소들에 대한 설계 원천 재산권(IP)도 웨스팅하우스가 갖고 있다. 이후 신고리 3·4 호기부터 도입된 APR1400은 우리나라가 이를 기반으로 독자적으로 만든 발전소다.

일본 반도체 기업 도시바는 지난 2006년 원전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이란 판단 아래 웨스팅하우스를 54억 달러에 인수했다. 당시 우리나라 두산중공업(현재 두산에너빌리티)도 32억 달러 정도에 입찰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11년 후쿠시마 대지진 이후 세계적으로 원전 안전 기준이 강화되면서 미국, 유럽 등 각국에서 공사가 지연되고 시공 비용이 늘어났다. 이 여파로 웨스팅하우스는 2017년 3월 약 7조125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냈다고 발표, 미국 연방 파산보호법 11조에 따라 파산보호 신청을 냈고 2018년 캐나다 사모펀드인 브룩필드비즈니스파트너스에 인수됐다.

한 원전업계 관계자는 "웨스팅하우스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세계 원전의 모든 설계 기반 자료를 다 갖고 있는데다 사후 관리 사업권까지 가지고 있다"며 "사실상 세계 민간 원전에 대해 가장 영향력이 큰 회사"라고 말했다. 그는 "이게 우리나라와 경쟁관계에 있는 국가나 회사에 매각되면 우리나라에는 당연히 악영향"이라며 "러시아나 중국에는 팔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프랑스 EDF라는 회사가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EDF가 웨스팅하우스를 매수한다면 우리나라는 아마 해외에서 원자력 수출 사업은 거의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지금 정부에서 하고 있는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도 웨스팅하우스 인수가 키(Key)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현재 웨스팅하우스는 폴란드나 영국 등 우리와 경쟁하고 있는 유럽 원전 수주에서 상당 부분 앞서고 있다"며 "우리가 웨스팅하우스를 인수하면 자연히 수주에도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웨스팅하우스 관심을 가질 회사는 유일한 원전 주기기 제작 업체인 두산에너빌리티다. 원전업계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충분히 검토해 볼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산업부 측은 "웨스팅하우스를 인수하면 국제 원자력 시장에서의 강자가 될 수 있는 기회인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다만 지금 국내 한 기업이 인수하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 국가적으로 이런 도전을 생각해 보면 될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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