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뱅크, 전북은행.
지방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이 손을 잡고 내놓는 공동대출이 은행권에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토스뱅크가 광주은행과 함께 내놓은 공동대출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시장 반응을 확인한 만큼 공동대출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토스뱅크는 또 다른 공동대출을 준비하고 있고, 카카오뱅크, 케이뱅크도 공동대출을 내놓을 계획이라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전날 카카오뱅크와 전북은행이 함께 협업 중인 '공동대출 서비스'가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혁신금융서비스로 신규 지정됐다.
카카오뱅크와 전북은행의 공동대출은 고객이 카카오뱅크 앱에서 대출을 신청하면, 두 은행이 각각 대출 심사를 한 후 함께 대출 한도와 금리를 결정해 취급하는 구조인 신용대출 상품이다. 결정된 대출 한도 내에서 두 은행이 일정 비율로 대출금을 분담한다.
대출을 관리하는 플랫폼은 카카오뱅크 앱이다. 대출 신청과 실행뿐 아니라 대출에 대한 원리금 상환, 금리인하요구권 신청 등도 카카오뱅크 앱에서 간편하게 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와 전북은행은 올해 하반기 공동대출 출시를 목표로 전산 개발에 들어간다. 신용대출뿐 아니라 향후에는 금융당국과 협의해 상품군 확대를 모색하겠다는 계획이다.
공동대출은 고객 확대가 절실한 지방은행과 빅테크 기반으로 많은 고객 수를 확보하고 있는 인터넷은행 간 협업 모델이다. 지방은행은 많은 고객 수를 가진 인터넷은행의 장점을, 인터넷은행은 자금력과 대출 노하우를 갖추고 있는 지방은행의 강점을 각각 활용할 수 있다. 각 은행이 신용평가모형과 대출 취급 노하우 등을 활용해 대출 심사를 고도화하고 경쟁력 있는 한도와 금리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고객 입장에서도 유리하다고 평가된다.
앞서 지난해 8월 토스뱅크와 광주은행이 은행권 처음으로 출시한 공동대출 상품인 '함께대출'은 출시 100일 만에 3200억원 규모가 판매됐다. 함께대출을 통해 토스뱅크는 운영비를, 광주은행은 마케팅 비용을 줄이며 고객의 비용절감 혜택으로 돌아갔고, 연간 약 33억원의 이자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두 은행은 추산한다.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2월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토스뱅크와 광주은행의 공동대출 규모는 올해 연간 50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며 “하반기부터 카카오뱅크와 전북은행이 함께 공동대출을 내놓으면 두 공동대출 상품에서 올해 약 7000억원 정도가 취급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각각 5000억원 이상, 총 1조원 이상이 취급될 것이란 전망이다.
공동대출 출시가 연이어 예정돼 있어 경쟁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와 전북은행의 공동대출 상품 외에도, 토스뱅크는 iM뱅크(옛 DGB대구은행)와 또 다른 공동대출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iM뱅크는 지난해 시중은행으로 전환했지만, 아직 지역 기반의 지방은행 성격이 강해 전국으로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해 공동대출에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케이뱅크는 BNK부산은행과 함께 공동대출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월 케이뱅크와 부산은행은 공동대출 등 다양한 상생 혁신 금융 사업 모델을 만들기 위한 취지에서 전략적 마케팅 제휴 협약을 맺었다. 두 은행은 올해 하반기 중 공동대출 상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공동대출 서비스로 대출 취급에 필요한 비용을 줄여 금융소비자에게 금리 인하 혜택 등을 제공할 수 있다"며 “차주에 대한 리스크도 분산함으로써 대출 취급이 가능한 금융소비자 범위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