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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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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의 굴욕…가격추락에 깡통전세 ‘애물단지’ 전락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8.15 13:30

최근 빌라 가격 떨어지고 거래 감소



집값 하락에 취약…깡통주택 우려까지



전문가 "전반적인 거래량 감소 속 동반 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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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가격이 떨어지면서 깡통주택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장원석 기자] #서울 화곡동에 사는 A씨는 요즘 밤잠을 못 이루고 있다. 지난해 영끌로 마련한 빌라의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인들이 아파트를 사라고 조언했지만 자금이 모자라 빌라 투자로 마음을 바꿨으나 최근 집값 하락을 피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A씨는 "최근에는 가격이 더 떨어져 전세금보다 매매 가격이 낮은 깡통주택이 됐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한때 아파트 대체재로 기능했던 빌라가 서서히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1∼2년 전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자 자금력이 부족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대체 수요로 빌라의 인기가 치솟았으나 최근에는 가격이 예전만 못하다. 더구나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자 집값이 전세가 보다 낮은 깡통주택 우려도 현실화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집값 하락 추세에 빌라가 아파트보다 깡통주택에 더 취약하다고 말한다. 주택가격 하방압력이 작용할 경우 아파트보다 하락 폭이 크기 때문이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빌라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0.01%를 기록하며 3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서울 빌라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작년 10월 0.55%로 정점을 찍은 후 11월 0.48%, 12월 0.25%, 올해 1월 0.03% 등 가파르게 하락했다. 이후에도 올 상반기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다 6월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이란 매매계약을 체결하여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한 실제 거래가격 자료를 가격수준 및 변동률로 파악하여 공개하는 지수를 말한다.

더구나 거래량도 쪼그라들고 있다. 서울의 빌라(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 6월 거래량은 4107건으로 전월 4774건 대비 16% 감소했다. 지난해 6월 6738건과 비교하면 39% 급감한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모든 주택시장이 전반적으로 거래절벽 현상을 나타냈지만 이를 감안해도 감소폭이 꽤 크다.

지난해 빌라 투자 열기는 아파트 대체재로써 기능했고 정비사업 수혜도 입었다. 그러나 최근 서울의 빌라 경기는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가격이 떨어지고 거래가 급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은평구의 빌라촌 A 공인중개사 대표는 "전국적으로 주택 매매 시장이 쪼그라 들고 있지만 올 초만 해도 이렇게 거래가 한산하지는 않았다"며 "대부분의 빌라 매매거래가 지난해보다 낮은 가격에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최근 빌라 거래가 급감하고 가격이 떨어지자 깡통주택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조사에서도 서울에서는 아파트 보다는 특히 빌라에서 깡통주택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깡통주택이란 전세 보증금이 주택 매매 가격과 차이가 별로 없거나 초과해 경매로 넘어갈 경우 전세 보증금을 떼이게 되는 집을 뜻한다.

실제로 부동산 플랫폼업체 ‘다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이뤄진 서울의 신축빌라 전세 거래량 3858건 중 815건(21.1%)이 전세가율 9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전셋값이 매매가와 같거나 더 높은 경우도 593건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강서구가 전체 전세 거래 694건 중 370건(53.3%)이 깡통주택으로 집계됐다. 특히 화곡동은 304건으로 강서구 깡통주택의 82.2%를 차지할 만큼 그 비율이 높았다. 깡통주택의 기준을 매매가의 80%로 보는 경우도 있어 이 점을 감안하면 실제 깡통주택 비율은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방 관계자는 "현재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좋지 않은 가운데 하반기에도 금리 인상이 예고되고 있어, 이에 따른 거래량 실종과 매매가 하락으로 빌라의 깡통전세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정부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 금액은 3407억원으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가 발생한 주택 유형을 살펴보면 다세대 주택(빌라)이 924건(1961억원)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최근 전세가격이 매매가격과 비슷하거나 되레 높은 깡통주택이 늘면서 집주인이 집을 매도하고도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경우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은 빌라에 투자할 적기가 아니라고 조언한다. 아파트도 급매물이 소화되지 않는 상황에서 빌라 투자는 뒷북을 칠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공인중개사들도 "최근 빌라 투자 분위기가 식어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말한다. 더구나 금리마저 급등해 매수세는 완전히 가라앉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전반적인 빌라 매수심리가 위축됐다. 급감하는 거래량 속에서 특정 상품만 나홀로 거래가 활발할 수 없다.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도 거래량이 금융위기 수준 이하로 거래되는 상황에서, 빌라가 나홀로 활발할 수 없다"며 "최근 빌라 전세를 활용한 투기 사건 등의 부정적 인식까지 있다 보니까 선호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jw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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