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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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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채수익률 ‘역대급’ 역전에도…골드만삭스 "경기침체 가능성 낮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7.18 11:16
골드만삭스

▲골드만삭스 로고(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경기 침체의 전조로 여겨지는 국채수익률 역전폭이 40년래 최대 수준을 보이면서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한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현재의 역전 환경이 과거와 다르기 때문에 미국 경기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작다고 주장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단기물인 미 국채 3개월물 수익률이 장기물인 10년물 수익률을 현재 150bp(1bp=0.01%포인트) 가량 웃돌고 있다. 이같은 역전 폭은 40년만 최대 수준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이달 초에는 미 국채 2년물과 10년물 수익률 스프레드는 -109.50bp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가 발생했던 지난 3월 당시(-108.30bp)보다 확대된 것이며, 1981년 폴 볼커 당시 연준 의장이 경기후퇴에도 두 자릿수 물가 상승률을 상쇄하기 위해 금리를 초고속으로 인상한 이후 처음이다. 2년물이 10년물보다 보다 수익률이 높은 상태로 거래되는 이 같은 역전은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됐다.

국채 수익률의 경우 장기가 단기보다 높은 것이 일반적인데 이처럼 단기가 장기를 역전하는 현상은 채권시장에서 경기 침체가 임박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CNBC에 따르면 버덴스 캐피털 어드바이저의 메간 혼맨 최고투자책임자는 "1978년 이후 장단기 국채 수익률이 역전된 적은 이번을 제외한 총 6차례 있었는데 그 뒤엔 경제침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역전이 발생한 이후 침체가 발생하는데 평균 15개월 가량 걸렸다고 추산하며 "이번 역전은 지난해 7월에 발생한 만큼 10월에 경제가 침체기에 진입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 또한 과거 7차례 경기침체 때마다 3개월물 수익률이 10년물 수익률을 웃돌았다고 짚었다.

이처럼 장단기 국채 수익률이 역전되면서 경기침체 불안이 커지고 있지만 골드만삭스는 이러한 우려가 오히려 기우라고 주장했다.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투자노트를 통해 "역전에 대한 우려에 공감하지 않는다"며 "이번 현상은 과거와 상황이 다르다"고 밝혔다.

그는 장기 국채에 대한 기간 프리미엄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근거로 꼽았다. 기간 프리미엄은 금리 불확실성, 인플레이션 기대 등을 고려해 장기 채권 보유자에게 추가로 지급하는 프리미엄으로,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를 웃돌게 하는 요인이다.

그러나 금리 인하폭이 프리미엄을 상쇄하면 국채 수익률 역전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런 상황은 침체 리스크가 명확히 가시화될 때 일어난다고 하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기간 프리미엄이 장기 평균치보다 훨씬 낮아 금리 인하 폭이 조금만 반영됐다"고 강조했다. 공격적인 금리인하가 요구될 만큼 경기가 위험하지 않다는 뜻이다.

하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또 인플레이션이 둔화함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침체를 유발하지 않고 금리를 완화할 수 있는 "그럴듯한 경로"가 열리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경기 전망이 과대하게 비관적일 경우 투자자들은 타당한 수준보다 장기금리에 하방 압박을 더 많이 넣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 둔화 추이를 근거로 미국 경제가 침체할 확률을 기존 25%에서 20%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이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목소리는 다른 곳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같은 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회사채 시장을 지배한 침체 공포가 사라짐에 따라 투자자들이 자금을 다시 굴리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이달 투자자들의 현금 보유 수준이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투자 등급’ 채권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의 현금 보유량이 보통 수준 이상이라고 답한 비중이 지난 5월 35%에서 이달 26%로 축소됐다.

주요 20개국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인도를 방문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또한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난 경기침체를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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