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문동권 신한카드 대표,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 |
[에너지경제신문=박경현 기자] 카드업계가 새해 달성 목표로 일제히 ‘위기 극복’을 꼽으며 업황 악화로 약해진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힘을 집중하자는 다짐을 내놓고 있다. 업계는 올해도 내실경영을 이어가는 한편 데이터 경쟁력을 기반으로 새로운 수익성 마련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전열을 다듬는 모습이다.
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는 올해 경영 전략으로 효율 관리와 디지털화를 강조했다. 김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패러다임 전환으로 리스크와 효율 관리를 통해 회사의 모든 전략을 이익 중심으로 전환하고, 플랫폼과 데이터가 강한 회사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데이터 강화를 위해 모니모를 삼성금융을 대표하는 플랫폼으로 도약시키고 데이터 기반의 차별적 경쟁력을 갖춰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도 내실성장과 체질개선에 올해 모든 경영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창권 대표는 전날 발표한 신년사를 통해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흔들림 없는 펀더멘털을 갖추기 위한 핵심 열쇠는 ‘고객기반’을 내실 있게 성장 시키는 것"이라며 "쇼핑, 라이프, 데이터사업 등 비금융 영역과 가맹점 등 사업자 영역(B2B)으로 과감히 눈을 돌려 고객과 데이터의 접점을 넓히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역량 있는 파트너와 협력하면서 금융과 비금융, B2C와 B2B를 아우를 수 있도록 비즈니스 영토를 확장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도 올해 신사업 혁신에 나설 것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통한 효율 개선과, 수익 다각화는 더 설명드릴 필요가 없을 정도로 너무나 중요한 아젠다"라며 "기업, 글로벌 등 우리가 1 등으로 나아가고 있는 본업 기반을 착실히 강화하면서 신사업을 함께 성장시킨다면, 하나카드 수익 포트폴리오의 다변화를 이뤄 이익 총량을 확대하고,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체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말 내실경영을 위한 비상경영체계 구축과 미래 경쟁력 강화에 중점을 두고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자본 효율성 기반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새 수익원 발굴 및 확대를 위해 데이터·플랫폼 사업 및 법인·공공 사업 영역을 강화하는 한편, 플랫폼 기반의 혁신과 디지털 가속화를 통해 미래 고객 경험을 선도할 수 있도록 혁신 조직을 신설했다.
현대카드도 올해 위기 대응에 경영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정태영 부회장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의 화살에 이어 다음 화살이 올해 또 우리를 향해 오고 있다"며 "올해 업황 역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광범위한 위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다시 고민할 때"라고 독려했다.
지난해 카드사는 업황 악화로 인해 대다수가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까지 국내 8개 전업카드사(신한·KB국민·우리·하나·삼성·롯데·현대·BC카드)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781억원으로 전년 대비 11.7% 줄었다. 카드사들의 대표적인 조달 통로인 여신전문금융회사채권(여전채)의 발행금리 상승으로 조달비용 부담이 커진 데다 경제 불황으로 연체율이 높아지며 리스크가 커진 영향이다.
이에 업계는 올해도 지난해부터 이어 온 내실경영과 수익성 방어에 우선한 경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5%에 달했던 여전채(AA+, 3년물) 금리가 소폭 내려갔지만 그동안 쌓인 비용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순이익 감소가 이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정완규 여신금융협회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범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지정학적 갈등과 자산가격 하락과 고물가로 인한 구매력 약화, 인구 감소, 건설투자 둔화 등에 따른 장기 성장동력 저하 등은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업계는 위험관리와 신용공급 지속이라는 얼핏 모순적일 수 있는 목표를 모두 챙기면서도 향후 경제·금융시장의 대세 전환에 대비해 우리 업계만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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