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이 펫보험 전문회사를 꾸리기 위한 준비 단계에 들어갔다. |
[에너지경제신문=박경현 기자] 손해보험업계 내 새해 신사업 화두로 ‘펫보험’이 떠오른 가운데 시장 선점을 위한 회사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다만, 인프라 구축이나 제도적 측면에서 한계가 있어 활성화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이 펫보험 전문회사를 꾸리기 위한 준비 단계에 들어갔다. 삼성화재는 펫보험 전문 자회사 설립 등을 검토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고 있다. 삼성금융네트웍스 산하인 삼성생명은 삼성화재가 설립하는 펫보험 자회사에 지분투자를 통해 참여할 방침이다.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은 펫보험이 설계사를 통해 판매하는 기존 보험상품들과는 차이가 있는 만큼 자회사 설립을 통해 사업 효율성을 키우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KB손해보험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펫보험 활성화를 위한 펫사업 전담부서를 신설했다. 펫보험 신상품 개발을 비롯해 유관사업 제휴, 전략적 투자 등으로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DB손해보험도 펫보험 전담 조직을 신설하면서 올해 해당 사업의 본격화에 나섰다. DB손보는 지난해부터 펫보험 자회사 설립, 지분투자 등 여러 방면으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요양·펫보험 등 미래시장 선도를 위한 사업모델들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현대해상은 보호자와 반려견 모두 보장하는 담보로 상품 강화에 나섰다. 지난해 보호자가 입원하면 반려동물 시터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반려동물 돌봄비’ 담보를 새로 탑재했다. DB손보는 반려동물 의료비 담보에서 실제 부담한 치료비를 일 한도내로 실손 보장하며 횟수 없이 수술비 등을 연간 2000만원까지 보장하고 있다.
펫보험 상품을 취급하는 곳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 펫보험은 판매하는 곳은 △메리츠화재 △삼성화재 △한화손해보험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국내에선 10개사 정도다.
업계는 펫보험 가입률이 현재 1%대에 그쳐 펫보험 시장의 확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반려동물은 지난 2018년 635만 마리에서 2022년 799만 마리로 늘어났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 전체 반려동물 추정 개체수 대비 보험 가입률은 약 1.27%다. 이런 추세와 더불어 윤석열 정부가 반려동물산업 육성을 국정과제 중 하나로 꼽으면서 펫보험 사업 추진에 동력이 붙었다.
실제로 펫보험 취급 손보사의 가입 건수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 신계약 및 보유계약 건수는 각각 4만8325건, 10만1196건이다. 이는 2022년 말 대비 각각 37,5%, 40.8% 상승한 수준이다.
그러나 합리적인 손해사정을 위한 동물 진료 수가 표준화가 아직 이뤄지지 않는 등 문제가 있어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제도 개선이 먼저라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적정 손해사정을 위해 동물 진료부 발급을 의무화하는 수의사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서 계류 중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인프라 구축이 제대로 되지 않은 점이 활성화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개체 식별을 위한 동물등록제부터 정착해야 하고 반려동물 의료비가 제각각이므로 진료 표준 수가를 세워야 하는 등 아직 한계가 많은 상황이다"며 "동물병원 진료내역 증빙서류 발급 의무화 등 각종 사안과 관련해 민관이 손을 모아야 할 영역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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