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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美서 질주하는 현대차·기아···‘역대급 실적’ 신화 계속된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1.14 12:27

도로 곳곳서 존재감 발산···고객 반응도 ‘GOOD’
작년 시장 판매 4위···포드 넘어 점유율 3위 도전

자료사진.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리스(LA)

▲자료사진.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리스(LA) 도로 위를 다양한 차들이 달리고 있다. 사진=여헌우 기자.

[로스앤젤레스(미국)=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한국인들의 공통점이 있다. 해외에 나가 도로에서 현대차·기아 모델을 찾고 기뻐하는 것이다. 70여년 전 전쟁의 폐허였던 우리나라가 전세계 자동차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는 사실이 아직 꿈처럼 느껴진다.

11~12일(이하 현지시간) 방문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도 현대차·기아 모델이 자주 보였다. 미국 제2의 도시이자 서부를 대표하는 관문 도시다. 공항부터 시내까지 많은 곳에서 다양한 차종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대차 투싼, 기아 스포티지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많이 보였고 쏘나타, K5 등 승용차를 탄 이도 많았다.

캘리포니아주는 도로교통법 상 앞쪽과 운전·조수석 유리에 틴팅을 할 수 없게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운전자가 쉽게 식별된다. 유심히 살펴보니 한인이나 아시아계보다 서양인 비중이 훨씬 높았다. 출시 5년 이내 신형 모델이 유독 자주 눈에 띈다는 특징도 있다. 현대차·기아가 미국에서 최근 급격히 판매를 늘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료사진.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리스(LA)

▲자료사진.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리스(LA) 도로에 세워진 차량 이미지. 캘리포니아주는 차량 앞쪽과 운전·조수석 유리창에 틴팅을 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사진=여헌우 기자.

양사의 작년 미국 판매 실적은 ‘역대급’이었다. 현대차가 87만370대, 기아가 78만2451대로 합산 165만2821대를 팔았다. 전년 대비 12.1% 뛴 수치이자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이다. 업체별 순위는 제너럴모터스(GM, 257만7662대), 토요타(224만8477대), 포드(198만1332대)에 이어 4위다. 2021년 혼다를 누르고 5위에 오른지 2년만에 스텔란티스까지 넘어서는 저력을 보여줬다.

스텔란티스는 산하에 크라이슬러, 지프, 푸조 등 브랜드를 두고 있다. ‘미국 3대 자동차’ 중 하나인 크라이슬러를 현대차그룹이 넘어섰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제네시스 고급차와 레저용차량(RV) 판매 성장이 이 같은 성과를 낸 원동력으로 꼽힌다. 친환경차 실적(26만8122대)도 2022년보다 52.3% 늘었다.

한국에서 넘어와 LA에서 33년째 살고 있다는 미국인 A씨는 "1990년대 처음 현대차 엑셀을 샀다가 (품질이 안좋아) 2년만에 바꿨다"며 "이후 토요타, 렉서스, 벤츠 등을 탔다"고 말했다. 그는 "보증기간 혜택 등이 매력적이라 5년전 싼타페를 다시 구매했다"며 "매우 만족하며 타고 있다. 고장도 전혀 안난다"고 덧붙였다. 한인타운에서 만난 한 서양인은 "K5 차 좋다"며 "보장도 잘된다"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기아 모델 상품성이 최근 확실히 좋아진 덕분에 고객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공신력 있는 현지 평가 기관들이 양사 차량을 인정하고 있다. 기아 EV9은 4일 미국 미시간주 폰티악 M1 콩코스에서 진행된 ‘2024 북미 올해의 차’(COTY) 시상식에서 유틸리티 부문 ‘올해의 차’로 선정됐다. 이로써 현대차·기아는 2009년 이후 8번째 북미 올해의 차를 차지하는 신화를 썼다. 최근 6년간은 6대의 차량을 올해의 차로 배출했다.

일각에서는 양사가 1~2년 아래 포드를 넘어 미국 판매 점유율 3위 자리를 꿰차는 것도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라고 본다. 친환경차 등 ‘대세 차종’ 판매가 급상승하고 있는데다 미국 조지아주에 신공장을 건설하는 등 생산 물량도 늘어난다는 이유에서다.

앞으로 과제는 ‘내실 다지기’다. 성적이 좋은 RV와 친환경차가 고부가가치 차종이긴 하지만 고급차 시장에서는 아직 갈증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기준 제네시스 미국 판매량은 6만9175대다. 전년 대비 22.6% 늘어난 수치다. 차종 선택지가 크게 다르긴 하지만 렉서스, BMW 등은 30만대 이상 팔리고 있다. 고급차는 혼다 어큐라도 14만5000대 판매되는 시장이다.

자료사진.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리스(LA)

▲자료사진.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리스(LA)에 있는 쉐브론 주요소에서 차들이 기름을 넣고 있다. 사진=여헌우 기자.

분위기는 좋다. 제네시스는 출범 직후부터 세계적 권위를 갖춘 JD파워의 신차품질조사(IQS)에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 연속 프리미엄 브랜드 1위를 기록했다. 이후 2023년까지 7년간 5차례(2017~2020년, 2022년) 왕좌를 차지했다. 내구품질조사(VDS) 역시 조사 대상 포함 첫해인 2020년 전체 브랜드 1위에 올랐다. 지난해도 기아에 이어 전체 브랜드 2위에 등극했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값싸고 효율이 좋은 소위 ‘가성비’ 브랜드가 아니라 품질과 상품성, 인지도로 미국 소비자들의 지갑을 기꺼이 열게 하는 회사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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