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 ‘내 남편과 결혼해줘’를 원작으로 하는 동명의 드라마 방영 이후 네이버웹툰 전체 거래액은 방영 전과 비교해 17배 상승했다. 사진은 ‘내 남편과 결혼해줘’ 포스터. |
[에너지경제신문 윤소진 기자] 네이버웹툰의 웹툰·웹소설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 영화·드라마 등 2차 콘텐츠의 흥행으로 원작 인기가 역주행하는 선순환 효과가 발생하면서 만년 적자에 시달려온 네이버웹툰의 반등 기대감이 상승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연간 매출과 거래액 모두 큰 폭으로 증가하는 외형성장을 이뤘다. 지난해 3분기까지 네이버가 웹툰 사업이 포함된 콘텐츠 부문에서 벌어들인 돈은 1조2000억원을 넘어섰다. 글로벌 웹툰 통합 거래액은 지난해 3분기 기준 4794억원이다.
이 같은 성과는 네이버웹툰 원작 IP를 활용한 2차 콘텐츠의 흥행이 주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앞서 마스크걸, 스위트홈, 신의 탑 등 네이버웹툰 원작을 활용한 2차 콘텐츠는 넷플릭스·티빙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비롯해 영화, 게임까지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2차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하면서 원작 플랫폼으로 이용자가 유입되는 선순환 효과는 거래액 증가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예를 들어 네이버웹툰에서 누적 조회수 8억1000만을 기록한 ‘내 남편과 결혼해 줘’의 드라마 방영 이후 전체 거래액이 17배 이상 증가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올해도 30개 이상의 네이버웹툰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영상이 공개될 예정이다.
매출과 거래액 증가는 기업 가치 평가에 중요한 요소다. 큰 폭의 외형성장은 네이버웹툰의 상장 기대감도 높이는 중이다. 앞서 네이버는 웹툰 사업의 흑자 전환에 성공한 후 상장 절차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장에 성공한다면 네이버 계열사 중 첫 사례가 된다. 네이버의 예상 흑자 전환 시기는 지난해 4분기다.
아직 네이버웹툰은 적자 상태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된 적자는 500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2017년 미국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쏟아부은 막대한 마케팅 비용 등의 영향이다. 긍정적인 것은 적극적인 투자가 지난해부터 결실을 보고 있다는 점이다. 네이버웹툰은 북미 웹툰 시장 점유율 70%를 확보하며 1위 사업자로 올라섰고, 일본 거래액도 11개월만에 1000억엔(8700억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수익성 개선을 위한 리더십 정비와 사업다각화 효과가 성과를 내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12월 네이버웹툰의 미국 본사인 웹툰 엔터테인먼트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데이비드 리를 영입했다. 데이비드 리 CFO는 미국의 다양한 기업에서 25년 이상 경력을 쌓은 재무 전문가로 웹툰 엔터테인먼트 최고운영책임자(COO)도 겸한다. 네이버웹툰에서 글로벌 전략을 담당해 온 김용수 네이버웹툰 전략실장도 웹툰 엔터테인먼트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자리를 옮겼다.
국내외 굿즈 사업도 순항 중이다. 네이버웹툰의 한국 온라인 브랜드 스토어 ‘웹툰프렌즈’의 지난해 상반기 MD 상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700%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글로벌 굿즈 사업 확장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초반 글로벌 시장 인지도 상승을 위해 막대한 비용투자가 수반됐지만 이제 업계 탑 플랫폼으로 올라선 만큼 곧 이익을 거두는 구간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흑자 전환을 기점으로 북미 상장 절차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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