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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대주주 실종] "문제 없다"던 엔케이맥스 대주주 지분 반대매매에 0.01% 남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1.31 16:02

박상우 대표 주가 급락에 경영 안정성 해명했지만



정작 대주주 지분은 반대매매, 주인 없는 회사 전락



회사는 시장탓… 소액주주 피해 불가피 비난글 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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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양성모 기자] "회사 내부적인 경영 활동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재무 건전성과 경영 안정성 또한 그 어떤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

엔케이맥스가 지난 24일 20% 이상 급락하자 내놓은 공지사항 내용 중 일부다. 경영의 안정성을 강조했으나 지난 30일 악재가 터졌다.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 대부분이 반대매매로 매각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존 최대주주는 사라진 데다 주가는 하한가로 주저앉았다.

지난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엔케이맥스는 박상우 대표이사 지분이 기존 12.94%에서 0.01%로 줄었다고 공시했다. 지난 24일 보유주식 1072만6418주 중 1072만1000주(12.93%)가 시장에서 반대매매로 매도됐다. 박 대표가 보유중인 주식은 5418주에 불과하다. 또 민경덕(0.75%), 박진우(0.25%), 진홍자(0.37%) 등 친인척이 보유중이던 주식 113만2282주도 함께 반대매매로 매각됐다. 이를 더하면 총 1185만3282주가 한 날 시장에 풀린 거다.

박 대표는 에쿼티퍼스트홀딩스 코리아 유한회사로부터 주식을 맡긴 뒤 되사 주는 환매조건부 주식거래를 통해 약 60억원을 빌렸다. 이외에도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으로부터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렸다. 해당 주식들이 모두 매각된 거다. KB증권과도 주식담보대출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으나 KB증권 측은 "지난해 모두 상환이 마무리 된 상태"라고 해명했다.

시장에 주식이 대거 풀리면서 24일 주가는 하한가 수준인 28.9%가 하락했고, 전날까지 꾸준히 약세를 나타내면서 23일 종가기준 5190원이던 주가는 지난 29일 3115원까지 밀렸다. 주가가 급락하던 24일 당일 회사 측은 대표이사 이름의 공지를 통해 "최근 주식시장 대내외 변동성으로 인해 주가가 급락했다"며 "이번 주가 하락으로 주주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회사는 사태 해결과 주주 피해 최소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적었다.

문제는 반대매매로 인한 주식 매도 사실을 알리지 않고 시장 탓으로 돌린 것이란 의혹이 나온다는 점이다. 통상 주식을 담보로 들고 있는 기관은 반대매매 직전 채무자에게 매도 가능성을 알린다. 증권사 관계자는 "반대매매가 일어나기 전 안내를 한다. 반대매매 사실을 절대로 모를 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주주들의 성토도 이어지고 있다. 포털 종목토론방에는 전 최대주주인 박 대표에 대한 비난 글들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회사는 이날 입장문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사태 진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회사 측은 "회사와 경영진은 이번 사태의 빠른 해결과 주가 회복을 위해 최대한 조속히 지배구조를 안정시킬 방법을 찾겠다"고 해명했다. 뒤이어 올라온 임직원 입장문에서도 "이번 주가 급락은 시장에서 당회사의 재무건전성에 대한 과도한 우려로 촉발되었으나 우리 회사의 사업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미국에서 진행되는 임상실험과 일본에서 진행중인 세포치료제 진출 사업은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조만간 가시적 결과를 보여 드릴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고 적었다.

반대매매에 따른 최대주주 변경은 이뿐만이 아니다. 전날 종합유선방송업을 영위중인 씨씨에스는 최대주주였던 컨텐츠하우스210의 지분이 담보가치 하락에 따른 반대매매가 이뤄졌다고 공시했다. 컨텐츠하우스210 지분은 기존 484만5670주(8.65%)에서 440만주가 반대매매로 매각되면서 0.8%로 줄었다. 이외에도 테라사이언스와 셀피글로벌, 국일제지 등도 지난해 담보 주식이 반대매매로 매각되면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바이오기업의 경우 대주주의 전 재산이 걸려 있는 곳들이 많다"면서 "대주주의 지분을 담보로 사업을 운영하는 곳들이 많아 이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한국거래소나 금융감독원은 이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대주주의 주식담보대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에 대한 알림 서비스 등을 제공해 투자자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paperkiller@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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