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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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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그십 SUV 선보인 한국GM ‘국내 철수설’은 여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4.16 15:39

국내 생산 물량의 85% 미국 수출 상황서

미국발 25% 관세 폭탄 탓에 철수설 여전

‘더 뉴 에스컬레이드’ 美 생산 후 수입 판매

“철수설 잠재우려면 국내 생산·판매 보여야”

캐딜락 '더 뉴 에스컬레이드'

▲캐딜락 '더 뉴 에스컬레이드'

한국GM이 미국발 관세 폭탄 탓에 철수설이 불거지는 와중에 캐딜락 플래그십 '에스컬레이드' 신규 버전을 국내 출시하면서 철수설을 잠재우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다만 자동차업계에서는 국내 생산 물량의 85% 가량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여전히 철수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GM, 활발한 움직임…철수설 의식했나

16일 GM의 럭셔리 브랜드 캐딜락이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더 뉴 에스컬레이드'를 16일 국내 출시하고 본격 판매를 시작한다.


윤명옥 한국GM 최고 마케팅책임자(CMO) 겸 커뮤니케이션 총괄(전무)은 이날 경기 광명 아이벡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신형 에스컬레이드 공개 행사에서 “더 뉴 에스컬레이드는 개성 넘치는 럭셔리 브랜드 캐딜락의 123년 헤리티지를 계승함과 동시에 미래를 향한 혁신을 담아 다시 태어난 모델"이라고 말했다.


에스컬레이드는 1998년 1세대가 출시된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100만대 이상 팔린 인기 모델이다. 국내에선 VIP와 유명 인사들의 의전 차량으로 활용되며 프리미엄 브랜드의 상징적인 모델로 주목 받아왔다. 이번 모델은 2021년 국내에 소개된 5세대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신형 에스컬레이드는 전량 미국 내 공장에서 생산해 한국으로 수입하는 차량이다.


아울러 한국GM은 더 뉴 에스컬레이드 국내 출시와 유사한 시기에 인천 부평공장에서 2만1000대 가량의 신차를 추가로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노조에게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에 따르면 한국GM은 최근 트레일블레이저, 뷰익 앙코르 GX, 엔비스타 등 신차 2만1000대 생산 물량을 부평공장에 추가로 배정했다.




2만1000대는 한국GM 부평공장의 연간 생산능력 25만대의 8∼9%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번 추가 배정에 따라 올해 부평공장 생산물량은 당초 배정된 20만8000대에서 23만대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한국GM이 더 뉴 에스컬레이드 국내 출시와 신차 추가 생산 등을 통해 회사 안팎으로 불거진 철수설을 불식하기 위한 행보로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지난 3일부터 미국에 수입되는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에서는 한국GM이 장기적으로 철수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GM은 부평·창원공장을 통해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등 핵심 SUV 모델을 연간 50만대 가량 생산하고 있는데, 이 중 85% 가량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가격 경쟁력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진단에서다. 더욱이 부진한 국내 내수 시장 판매량 때문에 이러한 철수설은 더욱 주목을 받았다.


◇업계 “철수 예상 시점 2028년, 현재 행보로 철수설 불식 어려워"

업계 일각에서는 한국GM의 최근 행보에도 불구하고 철수설을 완전히 불식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당초 업계와 관계자들이 예상한 한국GM의 철수시점이 최근이 아니라 2028년이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GM이 지난 2018년에도 국내 철수를 중단하고 막대한 혈세를 지원 받은 것과 연관이 깊다. 한국GM은 지난 2018년 2월에 군산공장을 폐쇄하는 등 한국 철수 움직임을 구체화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산업은행을 통해 한국GM 및 대주주인 GM과 협상을 진행했다.


그 결과 2018년 5월 GM과 산업은행이 한국GM에 각각 64억 달러와 7억5000만 달러를 지원하는 포괄적인 합의를 체결했다. 당시 산업은행이 지원한 규모를 원화로 환산하면 8100억원에 이른다. 이 같은 지원에 대한 반대급부로 GM은 2028년까지 향후 10년 동안 한국에서 사업을 지속한다는 조건을 약속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한국GM이 국내에서 생산하는 차종을 보더라도 2028년 가량에 철수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트레일블레이저·트랙스 크로스오버가 2027년 이후 생산이 종료될 것으로 보이는 탓이다.


앞서 GM은 정부의 지원을 받으면 해외 거점을 유지하지만 지원이 끊기면 철수한 사례가 있다. GM은 2001년부터 2012년까지 호주 정부로부터 20억 호주달러(약 1조7000억원)의 보조금을 받았지만, 2013년 정부 보조금이 끊어진 이후 2017년 호주에서 철수를 결정한 바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캐딜락 플래그십 SUV 출시나 생산량 추가는 2028년 진행될 수 있는 철수와 무관한 움직임에 가깝다"며 “진정으로 철수설을 불식시키고 싶다면 국내에서 생산하는 모델을 늘리고, 그 모델을 통해 내수 시장을 공략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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