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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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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품은 메리츠금융, 기업 밸류업 ‘기대주’ 될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2.26 16:00

메리츠금융, ‘밸류업’ 발표 후 보험주에서 나홀로 ‘상승’

김용범 부회장 “단기 주가 부양 목적 아냐…주주환원 지속할 것”

메리츠금융지주.

▲메리츠금융지주.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목적으로 마련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안을 발표한 가운데 보험사를 포함한 금융사들의 배당정책과 주가 추이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시선이 모인다. 특히 해당 프로그램 발표 후 금융지주사 중 유일하게 주가가 상승곡선을 그린 메리츠금융지주의 경우 현재와 같은 주주환원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상장사가 스스로 자본효율성을 개선하고 주주환원을 늘려 기업가치를 높이도록 유도하기 위해 상장사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고 실행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국내 증시가 주요국 대비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목적으로 한다.


정부는 특히 국내 기업의 순자산대비주가(PBR)가 사실상 10년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현상 등을 해결하기 위해 팔을 걷었다. 국내 기업은 배당성향도 낮은 편으로, 10년 평균 기준 국내 상장사 배당성향은 신흥국 39.6%에 크게 뒤처지는 26%를 나타내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 시행이 금융사의 기업가치와 주가 상승에 어떤 영향을 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보험사 등을 포함한 금융주들은 대표적인 저PBR주로, 지난달 금융당국이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를 예고한 뒤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주가만 보면 이날 금융사들의 주가는 정책 발표 기점으로 크게 하락했다. 신한지주(-4.50%), KB금융(-5.02%), 하나금융지주(-5.94%), 우리금융지주(-1.94%)가 일제히 내렸다. 보험사들 또한 이날 흥국화재(-11.93%), 한화손해보험(-11.17%), 한화생명(-9.60%), 삼성생명(-3.56%)등의 주가가 하락마감했다.




반면 메리츠금융은 이날 3.15% 상승하며 마감해 반대 행보를 보였다. 메리츠금융은 지난 2022년 11월 계열사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100% 완전자회사로 통합 편입한 '원메리츠' 체제로 돌입하면서 보험·증권업 관련주로 인식되고 있다.


메리츠금융은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이전부터 자체적으로 주주환원확대에 나서왔다. 이를 통한 적극적인 주가 저평가 해소에 나서온 만큼 영향을 피해간 것으로 분석된다. 메리츠금융은 지난 2022년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최소 3년 동안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중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특히 메리츠금융은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중점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자사주 취득신탁계약을 통해 매입한 자사주는 신탁 종료 후 소각하는 절차를 지키고 있다. 실제로 메리츠금융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자사주 5602억원어치를 매입했고 이를 전량 소각해 자사주 소각률 100%를 유지하고 있다.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는 지난 22일 실적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 콜에서 “2023년 메리츠화재의 지주에 대한 정기배당은 40.5%로 결정됐으며 이 수준이면 지주의 주주환원정책 실현에 문제가 없다"며 “향후에도 지주 중기주주환원정책을 유지하는데 충분한 배당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용범 메리츠금융 부회장은 컨퍼런스 콜에서 “배당 가능 이익이 충분하기에 주식의 저평가가 지속되면 50% 한도에 얽매이지 않고 그 이상의 자사주 매입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메리츠금융은 주가 상승의 추가 여력도 자신했다. 김 부회장은 “주가가 현저한 저평가 상태라고 본다"며 “현재 주주환원이 단기 주가 부양 목적이 아니기에 단기적인 매입이 아닌 중기주주환원 이후에도 이 같은 정책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츠화재는 2023년 결산 배당으로 4483억원을 결정했다. 작년 두 차례에 걸쳐 매입 자사주 6400억원을 소각했고 소각과 배당을 합치면 총주주 환원율은 51%에 달한다.


증권가에서도 메리츠금융의 추가적인 주가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컨퍼런스콜에서 메리츠금융은 자사주의 기대수익률(1/PER)과 요구수익률(배당수익률 10%)을 제시하며, 이 중 주주에게 더 유리한 방식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나갈 것을 발표했다"며 “이는 곧 PER 10배를 달성할 때까지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할 의지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보험·증권 업종 톱픽으로 제시한다"며 “연말 주주환원 전액 현금배당 가정 시 5%의 배당수익률까지 추가적으로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정부가 제시한 밸류업프로그램은 사업 잘해서 돈 더 잘 벌고, 자본배치를 효율적으로 잘하고, 주주환원을 투명하고 적극적으로 하며, 모든 주주를 동등하게 대하는 데 집중한다는 점에서 저희와 궤를 같이 한다"며 “앞으로도 이런 기조를 유지해 타사와의 차별화 정도를 벌려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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