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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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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 밸류업’ 국민연금 지원군 확보로 힘 받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2.27 15:04

금융당국, 세부안 공개 후 연기금 등 역활론 부각

국민연금 가치형 자산운용사 단독 선정 9년여만

스튜어드십 코드 시행 강화로 연기금 캐스팅보트

프로그램 성공여부와 국민연금 행보 맞물릴 가능성


국민연금공단 사옥 전경

▲국민연금공단 사옥 전경. 사진=국민연금공단 제공

정부가 저평가 기업의 가치 제고를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세부안을 공개한 가운데 국민연금이 지원군으로 나서며 정책에 힘이 실릴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26일 금융위원회를 비롯해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은 기업가치 제고를 지원하기 위해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올 3분기 중 개발하고, 전담 지원체계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다만 상장기업이 자발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참여토록 해 '맹탕'이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에 그간 주가가 급등했던 보험과 금융, 증권업종이 급락한 바 있다.


이같은 우려와 별개로 국민연금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연금은 지난 21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는 국내 기업을 발굴·투자하기 위해 위탁운용사 3곳 선정에 착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29일까지 자산운용사 및 투자자문사를 대상으로 제안서 및 관련 서류 등을 접수받고 3월 중 위탁운용사를 최종 선정할 방침이다.


국민연금이 가치형 자산운용사만 따로 선정한 건 지난 2015년 10월 이후 9년여 만이다. 당시 국민연금이 선장한 운용사는 △미래에셋자산운용 △베어링자산운용 △신영자산운용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한국투신운용 △NH-CA자산운용을 비롯해 △현대자산운용 △흥국자산운용 △IBK자산운용 등 총 9개사였다.


특히 가치투자 대표 운용사인 신영자산운용은 지난해 9월 수익성 저조를 이유로 국민연금으로부터 위탁받았던 자금을 모두 회수당한 바 있다. 당시 이차전지 급등에도 이를 매수하기 보다 가치투자에 집중하면서 수익률이 저조하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번 국민연금의 가치형 자산운용사 선정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국민연금의 이같은 행보는 시기상 정부에서 추진 중인 밸류업 프로그램과 궤를 같이 한다. 올해 상반기 중 스튜어드십 코드에 기업가치 제고 노력에 대한 안내 지침이 추가되며 '코리아 밸류업 지수와 상장지수펀드(ETF)도 개발돼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벤치마크 지표로 활용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 또한 나온다.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비중을 2025년까지 지속적으로 축소될 계획인 데다 지난해 신영자산운용과 같이 단기수익률이 부진한 운용사들이 또다시 퇴출될 수 있다는 거다.


연기금의 추가 모집 공고에 자산운용사들은 소극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도 이에 대해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며 답변을 피했다.


국민연금은 2023년 11월 말 기준 기금 전체자산의 14.1%에 해당하는 141조 원을 국내주식 부문으로 운용하고 있다. 이 중 51.0%의 자산은 외부 전문기관을 통한 위탁운용으로 관리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밸류업 프로그램의 성공 여부는 연기금의 움직임에 따라 결정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대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프로그램에서의 추후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는 재료는 연기금이다. 정부는 밸류업 지수 및 ETF의 출시를 계획중이며 기관에서 이를 벤치마크로 삼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면서 “일본의 사례에서 기관의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내에서도 연기금 위주의 매수세 유입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밸류업에 따른 스튜어드십 코드 시행을 언급했다"면서 “연기금 입장에서는 본인들이 지분율이 높은 기업들 혹은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기업들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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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자산별 구성. 자료=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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