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담배기업 브리티시아메리칸 토바코(BAT)그룹이 한국 시장에서 합성니코틴이 포함된 액상형 전자담배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8일 한국법인 BAT로스만스에 따르면, BAT는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다만, 출시 일정이나 제품 특징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고 밝혔다.
BAT그룹이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의 국내 출시 준비하는 배경에는 전세계에서 해당 제품에 대한 규제가 없는 곳이 한국으로 유일하기 때문이다. 현행 국내 담배사업법으로는 합성 니코틴으로 만든 액상형 전자담배가 규제를 받지 않는다. 담뱃잎을 사용한 천연니코틴 제품만 담배로 법적 지위를 인정받는 까닭이다.
따라서, 화학적으로 합성해 만든 합성니코틴 담배는 담배소비세 등 각종 제세부담금을 내지 않는다. 합성니코틴 담배와 천연니코틴 구분 없이 동일한 정책을 적용하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주요 회원국과는 대조를 이룬다.
또한,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는 담배로 인정받지 않은 탓에 '담배의 유해성 관리에 관한 법률(담배유해성 관리법)'에도 제외돼 경고문구·그림 의무부착, 니코틴·타르 성분 공개의무 등에서 자유롭다. 국내 청소년에게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가 무분별하게 노출되더라도 법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다는 우려와 함께 반발이 예상된다.
국내 제도상 문제점이 제기되자 BAT로스만스는 8일 입장문을 내고 “합성니코틴 담배에 대해 일반담배와 동일한 규정이 적용돼야 하는데 공감하며 합당한 규제의 도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합성니코틴에 대한 담배 규제 적용 여부와 관계없이 건강 관련한 한국의 각종 담배 규제정책도 자발적으로 준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향후 합성니코틴 담배의 국내 출시가 이뤄지더라도 청소년에게 유통되지 않도록 “청소년을 현혹하는 디자인 요소를 지양하겠다"거나 “강력한 성인인증 제도를 준수하는 판매처와 함께 청소년을 보호하는 책임 있는 판매 활동을 펼쳐가겠다"며 우려 여론을 불식시키는 활동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BAT로스만스의 입장이 신제품 출시와 상관없이 규제 도입에 원론적 찬성을 표명한 것인지, 출시에 앞서 국내 당국이 관련 법 개정을 서둘러 진행한 뒤 출시하겠다는 입장인 지 불분명하다.
또한, BAT로스만스가 “자사 합성니코틴 제품은 세금과 부담금에 대한 절약분 발생 시 소비자 혜택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언급해 법규 도입 여부와 무관하게 출시될 경우 제품가격 인하 등으로 국내 여론에 적극 대응할 것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