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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공매도와 싸웠지만 공매도의 이유가 된 진양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5.21 14:27
강현창 기자

▲강현창 기자

주식시장에는 공매도와 전쟁을 벌이는 CEO를 종종 볼 수 있다. 최근 주가 폭락으로 수많은 투자자를 실망하게 한 HLB의 진양곤 회장도 그중 하나다.


진 회장은 그동안 HLB그룹의 상장사 주가가 떨어질 때 공매도를 원인으로 지목하며 “세력이 인위적으로 주가를 하락시키려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지난 2019년에는 공매도를 이용한 주가조작이 의심된다며 증권사를 고발하기도 했다.


진 회장은 지난 3월 14일 주주들에게 공개서한을 공지한 바 있다. 서한에는 “회사의 신약승인이 임박해 오면서, 공매도가 어떤 형태로든 비상식적 행위를 할 것이라는 우려를 했다"고 밝혔다.


이제 그 서한을 다시 보자. 맞는 말이 있는가? 진 회장의 장담은 공염불이 되고 주가가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HLB에 대한 공매도는 매우 합리적인 투자였다. HLB의 주가는 리보세라닙의 허가 불발로 반토막이 났다.




만약 공매도 때문에 HLB의 주가 상승 폭이 제한됐었더라면, 그 또한 공매도의 긍정적인 부분이다. 주가가 더 높은 곳에서 떨어졌다면 손실의 규모는 더욱 컸기 때문이다.


HLB의 공매도, 그리고 현재의 주가 폭락은 그동안 공매도가 시장에 필요하다고 주장해 온 당국과 학계의 설명에 정확하게 부합하는 사례다.


원칙대로라면 공매도는 해당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것을 예상했을 때 사용하는 투자 기법이다.


그리고 최근 HLB의 주가는 간암 치료제 리보세라닙에 대한 기대감으로 크게 오르던 상황이다. 또 신약에 대한 허가는 잘 될 확률보다 안될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허가 성공에 대한 베팅도 할 수 있지만 허가 불발에 대비해 공매도로 리스크를 줄여 두는 것은 매우 합리적인 것이다.


결국 HLB투자자에게 큰 손실을 안긴 주체는 공매도가 아니라 듣기 좋은 소리만 해온 진 회장 본인이다.


진 회장처럼 기업을 운영하는 CEO가 리스크를 축소하고 포텐셜만 강조하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투자자 보호를 위해 공매도가 필요한 법이다.


물론 시장에는 불법적인 공매도를 하다가 당국에 적발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 관련 규정 위반에 불과하고 진 회장의 설명처럼 주가 하락을 유도하기 위한 공매도는 적발된 바가 없다.


통화량은 제한이 있다. 그렇기에 주가는 끝없이 오를 수 없다. 오르면 반드시 내려간다. 하지만 내려갔다고 반드시 오르지는 않는다. 계속 내려가다가 상폐되는 종목이 부지기수다. 모두 간과하는 리스크다.


HLB의 회복을 기원한다. 하지만 모두 이번 HLB의 사례를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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