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탄소중립 달성 및 수출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원전을 대거 구축하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이 우리나라와 가까운 동해안에 구축되고 있어 향후 사고 시 방사능이 우리나라로 흘러 올 수 있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한전경영연구원의 중국 원전산업 동향 및 성장 동력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중국의 원전 설비용량은 57GW(55기)로 전체 발전설비 용량의 2%를 차지했다. 원전 발전량은 433TWh로 총 발전량의 5%를 차지했다.
이 같은 중국의 원전 용량은 미국 96GW(94기), 프랑스 61GW(56기)에 이어 세계 3번째 규모이다. 특히 중국의 가동 10년 이하 원전 비중은 70%로, 타 국가 대비 노후도가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중국은 앞으로 원전 용량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중국의 국가 5개년 발전계획(2021~2025)에 따르면 원전 설비용량은 2025년까지 70GW, 2030년까지 120GW로 확대될 예정이다. 현재 신규 건설허가 승인을 받은 36기 중 24기(약 25GW)가 건설 중이다.
이 같은 계획대로라면 2030년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원전국으로 부상하게 된다. 단, 블룸버그NEF는 중국의 실제 원전 건설이 계획보다 하향된 2025년 60GW, 2030년 97GW로 전망했다.
중국의 신규 원전 대부분은 동해안에 건설되고 있다. 이는 전력 수요지와 공급지를 일치시키기 위한 전략 차원으로 분석된다. 이에 비해 내륙지역은 대중 인식과 안전 우려로 계속해서 건설허가 승인이 지연되고 있다.
중국의 신규 원전 대부분이 동해안에 건설됨으로써 사고로 인해 방사능이 누출된다면 우리나라가 그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시뮬레이션 결과 서울과 직선거리 970㎞인 중국 장쑤성 톈완(田灣) 원전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편서풍을 타고 빠르면 3일 안에 방사능 오염 물질이 한반도 상공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아직 한반도 인근 지역의 원전 사고는 보고된 바 없지만, 지난 2021년 6월 초에 홍콩 위쪽 지역인 중국 광둥성에 위치한 원전에서 핵분열 가스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이 때에도 중국 정부는 자세한 정보를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현재 우리 해역 감시정점 40곳에서 해수 시료를 채취해 삼중수소와 세슘137 등 방사능 농도를 분석해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한 정보는 '원자력 안전정보공개센터'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되고 있다.
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지난 2019년 11월 중국 방사선방호연구원(CIRP)과 방사능방재 분야의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기술협력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중국 방사능 정보를 신속히 파악하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양해각서는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방사능 누출에 대비한 보다 확실한 양국간 협력체계가 구축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