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제시한 정부 목표에 실제 발전소 건설 계획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엇박자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발전소 건설사업 허가 건수를 기반으로 추산한 재생에너지 보급 전망치는 정부 목표인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10일 전력통계정보시스템 '2024년도 1분기 발전소 건설사업 추진현황'에 따르면 2030년까지 태양광·풍력 보급 누적 전망치는 총 4만1454메가와트(MW)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달 31일 11차 전기본 실무안에서 제시된 태양광·풍력 보급 목표 7만2000MW의 절반이 조금 넘는 57.6% 수준에 미치는 수치다.
발전소 건설사업 추진현황은 올해 1분기까지 설비용량 20MW 이상 발전사업 허가 건을 기반으로 작성된 자료다. 11차 전기본 목표를 위해 나머지 43.4%를 채우기 위해서는 설비용량 20MW 이상 중대규모 태양광·풍력 발전사업을 신규로 유치하거나 20MW 이하 소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을 늘려야 한다.
해상풍력 업계에 따르면 수백MW 이상 대규모 해상풍력 사업은 사업 허가 이후 가동까지 7년 이상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30년까지 7년이 채 남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2030년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풍력보다는 태양광 사업을 신규로 유치해야 할 판이다.
산업부는 해상풍력 확대로 태양광 편중을 완화할 계획이다. 하지만 해상풍력 보급이 따라오지 못하면 재생에너지에서 태양광이 차지하는 비중은 산업부 계획보다 높을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부가 지난달 16일 재생에너지 보급전략에서 제시한 2021년 기준 태양광과 풍력 보급의 비중 87대 13을 2030년까지 6대 4로 변경하는 목표는 현재 발전소 건설사업 추진현황 전망치로는 달성 가능하다.
발전소 건설사업 추진현황에 따르면 2030년까지 태양광 누적 보급량은 2만5950MW이고 풍력은 1만5504MW이다. 비율로 따지면 6.3대 3.7로 6대 4 비율과 얼추 비슷하다.
다만, 11차 전기본의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을 위해 태양광이 전망치보다 더 많이 전력시장에 진입한다면 태양광 비율은 6.3보다 훨씬 높아질 수 있다.
이에 11차 전기본에서 제시한 2030년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진다.
기후환경단체인 플랜1.5도는 11차 전기본을 비판하는 성명을 내며 “태양광 예산 축소, 지방자치단체의 베란다 태양광 사업 취소, 소형태양광고정가격계약(FIT) 제도 폐지 등은 거꾸로 가는 재생에너지 정책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시"라며 “이러한 반(反) 재생에너지 정책이 취소되지 않는다면 2030년 기준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 달성은 요원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