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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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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 “오너가 유증 할인 없다”…주주배정 2.3조로 축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4.08 15:58

한화에너지 1조3000억 제3자 배정 참여

소액주주 유상증자 참여분 15% 할인 적용

여론서 뭇매, 금감원 반려로 영업계획 설명

“주주가치 제고를 최고의 덕목으로 삼겠다"


안병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 총괄 사장이 자사 미래 비전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사진=박규빈 기자

▲안병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 총괄 사장이 자사 미래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규빈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상증자 규모를 종전 3조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조절했다. 유상증자에 따른 일반 주주들의 비판 속에 주주가치 희석 우려를 일부 줄이려는 조치로 분석된다.


안병철 한화에어로 전략총괄 사장은 8일 오전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미래 비전 설명회에 참석해 유상증자 규모 축소 이유에 대해 “국내 논란이 해외 고객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발 빠르게 대응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상증자 정정공시를 통해 한화에너지,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싱가폴 등 3개사가 참여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방식이 확정되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대주주인 한화에너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1조30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할인 없이 참여하게 된다. 반면 한화에어로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소액주주들은 15% 할인 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다.




이는 한화에너지 대주주가 희생하고, 한화에어로 소액주주가 이득을 보게 되는 조치로 분석된다. 시가로 주식 매수에 나서는 점은 주가 상승에도 긍정적 요소다.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가 지난 2월 한화에너지로부터 한화오션 지분을 1조3000억원에 매입했는데, 한화에너지가 동일 금액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하면 이 자금이 승계에 활용될 수 있다는 의구심이 일정부분 해소될 것으로 봤다.


안 사장은 “1조3000억원을 한화에너지가 한화에어로에 되돌리는 것이 법률적, 경영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살펴본 후 (가능하다면) 진행할 것이다"며 “그 전에 논란이 있었다면, 유상증자 때 고려했을 것이고, 승계 문제로 비화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에너지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1조3000억원 규모로 참여할 경우 ㈜한화와 특수관계인의 한화에어로 지분율은 32~33%(주주배정 유상증자 후)에서 36% 수준으로 올라갈 전망이다.


주주 희석률에 대해 안 사장은 “주주배정 유상증자 규모를 3조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축소하면 주주 희석률은 13%에서 9%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주배정 유상증자 금액이 감소하면서 자금 사용 계획도 해외 방산 JV(합작법인) 지분 투자에 6000억원, 해외 방산 생산 능력 구축 1조원, MCS 스마트 팩토리 구축 6000억원, 사업장·설비 운영 투자 1000억원으로 변경됐다.


한화에너지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1조3000억원은 무인기 체계·엔진 개발 및 양산 시설구축(3000억원), 사업장·설비 운영 투자(2001억원), 해외 조선업체 지분투자(8000억원)에 사용할 계획이다.


전체 투자 규모는 11조원이다. 주주배정과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합친 3조6000억원 외에도 회사채와 금융기관 차입 등으로 7조5000억원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주주가치 제고를 최고의 덕목으로 삼겠다"며 “소통 방법을 개발해서 여러 논란이 된 상황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김 회장이 김동관 부회장 등 세 아들에게 ㈜한화 지분 11.32%를 증여하기로 결정하고, 김 부회장 등이 법에 따라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겠다면서 '정도경영, 투명승계' 원칙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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