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7월 07일(일)



[EE칼럼] 대왕고래 프로젝트와 탄소포집·저장 사업의 중요성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6.10 10:23
111

▲박용진 KIS자산평가 ESG사업본부장.

우리나라는 세계 95번째 산유국이다. 대다수 국민들은 우리나라가 기름 한 방울 안나는 나라로 알고 있지만 사실 2004년부터 우리나라 동해가스전에서 원유와 가스를 생산했고, 이제는 거의 고갈되어 2021년에 동해가스전은 상업 생산을 종료했다.


그런데 지난 3일 우리 정부는 동해 수심 1 km 아래에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 매장됐을 수 있어 한국석유공사에서 탐사와 시추를 통해 이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깜짝 발표를 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라 이름이 붙여진 이 프로젝트는 저출생과 고령화, 경기침체, 전쟁과 테러, 각종 사회적 갈등과 같이 암울한 이야기에 지쳐있는 우리 국민들에게 희망과 기대감을 선사했다. 만약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결과물이 성공적이라면 우리나라는 명실 상부한 산유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유전개발에 대한 기대감 한편으로는 탄소배출 감축이라는 전 지구적 목표와 우리나라의 2050년 탄소중립 정책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정말 기쁜 일이겠지만, 대형 유전이 발견되어 상업 생산을 시작하게 되면 우리나라의 탄소배출이 급증하여 파리협약을 통하여 국제적으로 약속한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 아닌지 걱정도 생겨난다.




또한 기후위기를 막기위해 전 세계적으로 화석연료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 유전 개발의 경제성 하락도 고려해야 한다. 동해 석유는 얕은 바다인 대륙붕이 아니라 수심 1 km보다 더 깊은 해저에 매장되어 있으므로 생산비용이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화석연료 또는 탄소배출에 대한 규제가 추가된다면 동해 유전개발에 규제 및 비용상승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다고 우리가 경험한 사과가격 폭등이나 각종 기상이변 재해를 생각해보면 탄소감축 정책을 늦추거나 완화하는 것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그래서 탄소 포집 및 저장(Carbon Capture and Storage, CCS)에 대한 기술과 사업에 대해 적극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시점이 되지 않았나 싶다.


CCS사업이란 발전소, 제철소, 석유화학공장, 수소생산공장 등에서 배출되는 고농도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고갈된 유전·가스전의 빈 공간에 포집한 이산화탄를 고압으로 주입하여 반영구적으로 저장하는 사업이다.


미국이나 캐나다, 호주, 노르웨이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대규모 CCS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글로벌 에너지기업들은 시장 선점을 위하여 투자를 가속화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국석유공사를 비롯하여 주요 대기업들이 국내, 호주, 말레이시아의 CCS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CCS사업을 지원하기 위하여 이미 우리 정부는 올해 동해가스전 활용 CCS실증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지난 5월 22일 산업통상자원부에서 CCS 산업육성 전략(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기술·인력·기업을 확보하여 초기시장을 창출하고, CCS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내용을 포괄하고 있다.


현재와 같이 산업구조가 탄소감축이 어려운 업종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대규모 탄소감축을 할 수 있는 CCS를 활용하는 것이 필수 불가결한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경제를 위해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성공을 진심으로 기원한다. 그에 더하여 우리의미래와 자손들을 위해 기후변화 측면에서 유전 개발에 따른 탄소배출 급증에 대한 우려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동시에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산화탄소를 고갈된 유전에 저장하는 CCS도 동시에 적극 사업화하여 경제와 환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