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들의 개인사업자 대출 건전성 지표가 악화하고 있다. 새 인터넷은행에 도전하는 제4인터넷은행 컨소시엄들은 중소기업·소상공인 특화 은행을 내세우고 있어 건전성 관리 능력을 입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중저신용자를 포함한 소상공인·개인사업자 대출을 운영하고 있는 인터넷은행인 카카오·케이·토스뱅크 3곳의 1분기 말 기준 기업대출 평균 연체율은 1.62%로 나타났다. 전년의 0.31% 대비 1.31%포인트(p)나 높아졌다.
연체율 수준은 은행간 크게 벌어졌다. 가장 연체율이 높은 곳은 토스뱅크다. 토스뱅크의 1분기 말 기준 기업대출 연체율은 3.07%로 전년 동기(0.86%) 대비 2.21%p나 증가했다. 이어 케이뱅크 기업대출 연체율(1.15%)이 전년 동기 대비 1.09%p 늘었고, 카카오뱅크 기업대출 연체율은 0%에서 0.64%p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높아졌다. 1분기 말 기준 각 은행별 기업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을 보면 토스뱅크 2.69%, 케이뱅크 0.5%, 카카오뱅크 0.38%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2.12%p, 0.17%p, 0.38%p 각각 높아졌다. 금융기관은 여신의 상태를 기준으로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구분하는데, 고정이하여신은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여신을 일컬으며 부실채권으로 분류한다.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은행의 총여신에서 고정이하여신이 얼마나 있는지를 보여준다.
3사는 포용금융 차원에서 중저신용자를 포함한 개인사업자 대출 중심으로 기업대출을 운영하고 있다. 1분기 말 기준 기업여신 잔액을 보면 토스뱅크가 1조6995억원으로 가장 많고, 카카오뱅크가 1조1481억원, 케이뱅크가 1조491억원 수준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카카오뱅크가 4배 이상(전년 동기 2578억원), 케이뱅크가 3배 이상(전년 동기 3436억원) 늘었고 토스뱅크는 1조7359억원에서 2.1% 줄었다. 토스뱅크가 기업여신 잔액은 줄었지만 규모가 가장 큰 만큼 건전성 지표가 가장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소상공인·개인사업자 대출은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관리가 어렵다고 여겨진다. 특히 지난 몇 년간 고금리 지속과 경기 침체로 사업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차주들이 늘어나고 있다. 인터넷은행의 경우 중저신용자들을 포용하면서 개인사업자들을 대상으로 대출을 내주고 있기 때문에 건전성에 더욱 취약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제4인터넷은행을 준비하는 컨소시엄들이 소상공인 특화 은행을 표방하고 있어 건전성 관리 능력이 더욱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U)뱅크, 더존뱅크, KCD(한국신용데이터)뱅크, 소소뱅크 등 4곳의 컨소시엄이 제4인터넷은행을 준비하고 있다. 이중 유뱅크에는 IBK기업은행이, 더존뱅크에는 신한은행이, KCD뱅크에는 우리은행이 각각 관심을 보이며 시중은행 참여를 통한 제4인터넷은행 출범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NH농협은행도 제4인터넷은행 참여를 검토 중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소상공인 대출 건전성 관리를 위해서는 신용평가모형(CSS)의 고도화가 중요한데, 제4인터넷은행 컨소시엄에 참여자들이 소상공인 데이터에 강점이 있어 대안 신용평가모형 개발에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