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주유소 기름값에 쇼크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중동분쟁으로 계속 오른 국제유가가 반영되고, 내달부터 리터당 약 40원의 유류세 환원분도 반영되기 때문이다.
26일 석유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분쟁 격화로 국제유가가 계속 오름세를 보인 가운데 곧 이 상승분이 국내 가격에 반영될 것으로 예측된다.
국제유가는 브렌트유 기준으로 지난 4일 배럴당 77.9달러에서 25일 85.3달러로 21일 연속 상승했다.
국제유가는 약 일주일 후 국제석유제품가격에 반영되고 이 가격이 약 일주일 후 국내 가격에 반영된다. 싱가포르 국제휘발유가격(옥탄가 92론)은 지난 4일 배럴당 83.2달러에서 25일 90.3달러로 올랐다.
국내 주유소 가격은 휘발유 기준으로 지난 4일 리터당 1667.4원에서 16일 1649.1원으로 하락한 뒤 25일 1654.9원으로 다소 오른 상태다.
아직까지 국제 가격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지 않았지만 곧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가격을 올릴 요인이 더 있다. 유류세 일부 환원이다.
정부는 오는 7월 1일부터 유류세 인하 폭을 줄이기로 했다. 기존 유류세 인하 폭은 리터당 휘발유 25%, 경유 37%, 액화석유가스(LPG) 부탄 37%인데, 앞으로는 각각 20%, 30%, 30%로 조정된다.
이에 따라 휘발유는 약 41원, 경유는 약 38원, LPG 부탄은 12원 인상요인이 발생한다.
현재 휘발유 가격 1655원에 유류세 일부 환원분과 국제 가격 인상분까지 더해지면 1700원대를 훌쩍 넘을 수 있다. 올해 가장 높았던 5월 2일의 1713.6원보다 더 높아질 수도 있다.
그나마 이 가격은 앞으로 오를 수 있는 가격의 최소가 될 수도 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전쟁이 본격화되면 국제유가는 걷잡을 수 없이 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레바논의 정파집단인 헤즈볼라는 태생 자체가 이스라엘과의 대응을 위한 것이다. 특히 이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어 첨단무기에서는 이스라엘에 뒤지지만 전통무기를 통한 전체 화력면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헤즈볼라의 병력규모는 약 6만명이며, 미사일과 로켓 등을 15만발 보유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쟁은 앞서 벌어진 전쟁과 완전히 다른 양상이 전개될 수 있다. 작년 7월 벌어진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은 하마스가 먼저 공격하긴 했지만, 전력상 이스라엘이 압도적이기 때문에 중동 석유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또한 올해 4월 중순 발생한 이스라엘과 이란의 미사일 공방전은 확전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두 나라가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었던 요인이 크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국경을 맞대고 있어 전면전, 국지전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2006년 양쪽 간의 전쟁에서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의 게릴라 전술에 막혀 150여명이 전사하면서 패배한 경험이 있다.
중동은 세계 원유 공급의 1/3을 담당하고 있어 중동에서 전쟁이 발발할 시 국제유가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가장 높았던 127달러보다 더 높게 형성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