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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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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배 더 비싸”…폐지 보다 폐플라스틱 모으는 시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7.07 12:43

㎏당 폐골판지 85원, 폐페트병 460원…가공하면 더 높아

플라스틱 생산자 의무재활용률 70~80% 육박, 지속 상승

생산량 감축 등 규제 강화로 폐플라스틱 몸값 더 오를 전망

재활용을 위해 모아 놓은 폐플라스틱. 사진=픽사배이

▲재활용을 위해 모아 놓은 폐플라스틱. 사진=픽사배이

플라스틱의 재활용 의무율이 80%대까지 오르면서 폐플라스틱 가격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주요 폐플라스틱 가공제품은 폐종이보다 5~6배 높은 가격대가 형성되고 있다. 오는 11월 부산에서 플라스틱 오염 방지를 위한 국제회의에서 플라스틱 재활용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폐플라스틱의 몸값이 더욱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7일 한국환경공단의 재활용 가능자원 가격조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 평균 기준 ㎏당 PE압축제품은 429.4원, PP압축제품은 320.5원. PET압축제품은 459.4원에 가격이 형성됐다. 이는 폐신문지 129.6원, 폐골판지 85원보다 3.5배에서 5.4배 높은 수준이다.


특히 폐플라스틱은 세척 및 가공할 수록 가격은 더욱 높아진다.


세척 뒤 파쇄한 플레이크 단계의 PE는 641.2원, PP는 517.6원, PS는 910.8원, ABS는 952.5원, PVC는 588.7원, PET무색은 955.8원, PET유색은 444.1원, PET복합은 377.8원에 가격이 형성됐다.


플레이크를 용융 압축시킨 펠렛 단계의 PE는 914.3원, PP는 732.4원, PS는 1247.7원, ABS는 1445원, EPS는 1115.7원에 가격이 형성됐다.




PE(폴리에틸렌), PP(폴리프로필렌)는 가장 많이 쓰이는 플라스틱 원료로 대부분의 플라스틱 용기에 적용되고 있다. PET(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는 무색이며 단단하고 가스차단성이 탁월에 탄산음료 등 흔히 말하는 페트병으로 사용된다. PS(폴리스티렌)는 착색이 자유롭고 상온에서 단단해 배달음식 일회용기로 사용되고, EPS(익스팬디드 폴리스티렌)은 흔히 스티로폼으로 불린다. ABS(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티렌 레진)은 착색 및 탄성이 좋고 흠집이 적어 레고제품 등 완구류에 많이 사용된다.


종이, 합성수지(플라스틱), 유리, 금속 등 4개 포장재질을 비롯해 44개 품목이 재활용 의무율이 적용되는 생산자책임재활용(EPR) 대상이다.

▲종이, 합성수지(플라스틱), 유리, 금속 등 4개 포장재질을 비롯해 44개 품목이 재활용 의무율이 적용되는 생산자책임재활용(EPR) 대상이다. 자료=한국환경공단

플라스틱 원료의 재활용 의무율은 지속적으로 올라 대부분이 70~80%대에 이르고 있다.


PET병(무색) 재활용 의무율은 작년 76.3%에서 올해 76.8%로 올랐고, PET병 복합재질은 85.6%에서 89.4%로 올랐다. 발포합성수지는 작년 86.6%에서 올해 87.1%로, PVC는 38.5%에서 40.8%로, 용기류 등 단일재질 기타합성수지는 87%에서 89.3%로, 윤활유용기는 82.1%에서 82.6%로 올랐다. 1회용 비닐장갑 등 필름류는 작년과 동일하지만 86%로 높은 수준이다.


이에 비해 종이팩 재활용 의무율은 일반팩의 경우 29.3%, 멸균팩의 경우 14.6% 수준에 머물고 있다.


플라스틱 재활용이 크게 늘어난 것은 생산자책임재활용(EPR) 제도 영향이 크다. EPR(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 제도는 기존의 사용 후 폐기물의 책임이 소비자한테만 있었다면 이를 생산자까지 확대하는 것으로 독일, 프랑스, 영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과 남미에서 시행하고 있다.


특히 고분자로 만들어지는 플라스틱은 반영구적으로 썩지 않고 최종적으로 바다로 흘러 들어가 생태계를 오염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어 대부분의 나라에서 높은 재활용 의무율을 부과하고 있다.


올해 기준 EPR 대상품목은 4대 포장재 재질인 종이, 합성수지(플라스틱), 금속, 유리를 비롯해 타이어, 전지, 윤활유, 형광등, 양식용부자, 전자제품 등 총 44개 품목에 적용되고 있다.


갈수록 플라스틱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폐플라스틱 가격은 앞으로 더욱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플라스틱 오염 방지를 위한 정부간협상위원회(INC) 최종회의에서는 법적 구속력을 가진 플라스틱 규제 최종안이 도출될 예정이다.


페루와 르완다 같은 강경파는 플라스틱 폴리머 생산량을 2040년까지 2025년 대비 40% 감축하자고 주장하는 반면, 러시아와 이란 같은 온건파는 오염을 줄이자는 것이기 때문에 폐기물만 잘 관리하면 된다고 맞서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우리나라가 최종회의 개최국으로서 모범을 보여야 하기 때문에 생산량 감축 및 재활용 의무율 상향, 재생원료 사용 의무화 등 강화된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식품용 페트병에 2025년까지 25%, 2030년까지 30%의 재생원료를 사용하도록 의무화했다.


우리나라는 세계 4위의 석유화학산업 강국이지만, 중국과 중동에 밀려 급격히 경쟁력을 잃고 있다. 강화된 플라스틱 정책과 함께 석유화학산업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안이 나올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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