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에 대한 지분을 점차 늘려가는 가운데 현 최대 주주인 예림당 측은 별 다른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때문에 예림당이 티웨이항공 사수 의지가 없어 대명소노그룹이 사실상 '무혈 입성'을 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대명소노그룹 계열사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 5일 기준 티웨이항공 주식 26.77%(5766만4209주)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달 5일 14.90%(3209만1467주) 대비 정확히 1개월 새 11.87%p가 증가한 셈으로, 사모 펀드 JKL파트너스 보유분을 전량 인수한 것에 기인한다.
한편 예림당과 티웨이홀딩스가 보유한 티웨이항공 주식은 각각 1.72%(370만주), 30.01%(6458만3779주)로 31.73%다. 소노인터내셔널과의 지분 격차는 4.96%p에 불과한 셈이다.
현재 소노인터내셔널은 시장에서 공격적인 티웨이항공 주식 매집에 나서고 있어 결과적으로 최대 주주 지위와 경영권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대명소노그룹은 2000년대 중반부터 항공업계 진출의 뜻을 내비쳤고, 2011년에는 시장에 매물로 나왔던 티웨이항공을 품고자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비발디파크·소노펠리체·소노휴 등을 산하에 둔 소노호텔앤리조트와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도서 출판을 주 업으로 삼는 예림당과는 사업의 접점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티웨이항공의 시가 총액은 지난 9일 기준 5438억원이다. 또 재무제표상 예림당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단기 금융 상품의 합은 446억원 수준이다. 이 중 상당 부분을 주식 추가 매입에 쓰거나 '백기사'를 구해와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예림당 측은 대명소노그룹의 이 같은 행보에도 별 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자금 사정이 좋은 편이 아닌 만큼 티웨이항공을 넘겨주게 될 가능성도 인식하고 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점을 들어 예림당의 티웨이항공 수성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당시 JKL파트너스는 티웨이항공 지분을 사들였다. 이후 약 3년이 지난 현재까지 예림당과 동반 엑시트 논의를 이어왔을 것이고, 자금 조달 능력의 한계를 느낀 예림당 역시 이에 응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대명소노그룹이 추가적으로 지분을 늘릴 경우, 사실상 분쟁 없이 손 쉽게 티웨이항공을 장악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티웨이홀딩스는 티웨이항공을 상실할 경우 기업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고 팔아야 하는 입장이다.
문제는 상대적으로 많은 현금을 갖고 있는 대명소노그룹이 패를 쥐고 있고, 경영권을 확보한 이후 유상증자까지 단행한다면 예림당과 티웨이홀딩스의 지배력은 무용지물이 될 공산이 크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덩치가 더욱 커져가는 티웨이항공을 예림당이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져왔는데, 약속이나 한 듯 JKL파트너스가 지분을 매각하고 소노인터내셔널이 진입했다"며 “사실상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의 새 주인이 되는 것은 너무나도 자명한 구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을 품는다 해도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티웨이항공이 외형 확장을 위해 벌인 사업의 규모가 상당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진출을 위해 대한항공으로부터 인력과 기재를 빌려온 상태인데, 이는 반납이 예정돼있어 언젠가는 빈 자리를 메워야 할 때가 도래할 것"이라며 “자생력을 갖추는 데에는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갈 것으로 보여 대명소노그룹의 지속적인 자금 조달 능력도 관건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