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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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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영풍도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83만원 상향···‘쩐의 전쟁’ 14일까지 연장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10.04 15:36
MBK파트너스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가운데)이 발언하고 있다.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에 나선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공개매수 거래일 마지막 날 매수가격을 기존 75만원에서 83만원으로 상향했다. 최소 매수 수량 조건도 삭제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대항 공개매수로 자사주를 최소 매입 수량 조건 없이 주당 83만원에 매입하겠다고 발표하며 고려아연 주가가 75만원을 넘어서자 동등한 가격과 조건으로 맞붙기로 한 것이다.


MBK·영풍는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75만원에서 83만원으로 10.7% 추가 인상하는 내용의 정정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달 26일 공개매수가격을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상향한 데 이은 추가 인상이다. 당초 설정한 최소 매수 수량 조건도 없앴다. 영풍과 응모주식수가 당초 설정한 최소 지분 6.98%를 매수하기로 하고 응모주식수가 이에 미치지 못할 경우 공개매수를 철회한다는 조건도 없앴다.


이는 최윤범 회장의 대항공개매수 조건과 같다. 앞서 최 회장 측은 지난 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려아연 전체 발행주식수의 15.5%에 해당하는 자사주 320만9009주를 1주당 83만원에 매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최 회장 측은 최소 매수 수량은 121만5283주(5.87%)로 설정하고 미달하는 경우 취득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으나 대항공개매수 시작 직전 최소 조건 없이 모든 주식을 베인캐피탈과 안분해 매수하겠다고 정정했다.


최 회장 측이 공개매수를 시작한 4일 고려아연 주가는 75만원을 넘어섰고 오후 3시10분 현재 77만80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MBK·영풍의 공개매수 실패 가능성이 커지면서 가격을 다시 한 번 인상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MBK 측은 이번 가격 인상과 조건 변경이 1대 주주로서 청약 물량이 목표치에 미치지 않더라도 응모 주식을 모두 사들여 영풍과 함께 고려아연의 훼손된 기업 지배구조를 바로 잡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광일 MBK 부회장은 “위법성이 다분한 최 회장의 자사주 공개매수로 인해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MBK 파트너스와 영풍의 정당한 공개매수가 방해를 받았다"며 “시장에서 최 회장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배임 등 법적리스크가 많고 회사 및 남은 주주들에게 재무적 피해를 끼친다 점이 충분히 인식·이해되기 위해선 아직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생각해 조건을 변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전 주당 75만원도 충분한 프리미엄으로 인식됐으나 주당 83만원과는 아무래도 가격 차이가 있어 가격을 맞춤으로써 기존 투자자들의 부담을 덜어드리고자 했다"며 “무엇보다 1주가 들어오든, 300만주가 들어오든 모두 사들여서 반드시 고려아연의 기업 지배구조를 바로 세우고, 심각하게 훼손된 기업가치, 주주가치를 회복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가격과 조건이 변경된 만큼 MBK 파트너스와 영풍의 고려아연 공개매수 기간은 오는 14일까지 10일 더 연장된다.


MBK·영풍 측은 이날 영풍정밀의 공개매수 가격도 기존 2만5000원에서 3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 역시 최 회장 측이 내놓은 대항 공개매수 가격과 동일하다.


이번 가격 상향으로 청약 마감일이 역시 오는 6일에서 14일로 변경됐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의 지분 1.85%를 갖고 있어 의결권에 큰 영향을 미친다. 현재 고려아연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영풍·MBK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모두 놓칠 수 없는 지분이어서 이번 분쟁의 핵심 승부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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