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 연금 제도의 등급 기준이 작년에 비해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현지시간) 자산운용업체 머서와 글로벌 투자전문가협회(CFA)가 발표한 2024 글로벌 연금 지수(MCGPI)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연금 제도의 종합 지수는 100점 만점 중 52.2점을 기록해 C등급을 유지, 전체 48개국 중 4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한국의 종합 지수는 51.2점으로, 47개국 중 42위를 차지한 바 있다. 올해는 베트남이 평가에 새로 추가됐다.
MCGPI는 총 48개국의 연금 제도를 적정성(Adequacy),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통합성(Integrity)의 측면에서 비교 평가하고 개선 방향을 제시한다.
한국의 올해 평가와 관련해 보고서는 “연금 소득대체율 상승과 가계 저축·부채의 개선으로 올해 종합 지수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C등급(종합 지수 50~60점)에 속한 국가 중에선 한국의 순위가 하위권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C등급을 받은 국가 중 폴란드(56.8점·전체 30위)의 순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중국 본토(56.5점·전체 31위), 말레이시아(56.3점·전체 32위) 등이 뒤를 이었다.
C등급에서 한국보다 순위가 낮은 국가는 인도네시아(50.2점·전체 42위), 태국(50.0점·전체 43위) 두 곳이다.
또 연금 제도 평가 항목 중에서 평가 비중이 가장 높은 적정성(40%) 측면의 경우 한국이 40.5점으로 48개국 중 44위를 기록했다. 적정성은 연금 혜택, 연금 시스템, 정부의 지원, 자산 성장, 주택소유 여부 등을 평가한다.
작년의 경우 한국의 적정성 평가는 39.0점으로, 47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번 평가에서 전체 국가 평균은 63.6점으로 작년 대비 0.6점 상승하는 데 그쳤다. 특히 A등급(80점 이상)을 받아 최상위권에 속한 국가들의 점수가 작년 대비 대체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가 84.8점으로 1위를 차지했지만 전년 대비 0.2점 떨어졌고 아이슬란드(2위)와 이스라엘(4위)도 각각 1.4점, 0.6점 하락했다. 덴마크(3위)의 경우 종합 지수 점수가 지난해 81.3점에서 올해 81.6점 올랐다.
아시아태평양 국가 중에서 종합 지수가 가장 높은 곳은 싱가포르(78.7점)와 호주(76.7점)로 각각 5위, 6위를 차지했다.
미국과 일본은 종합 지수가 각각 60.4점, 54.9점을 기록, 전년 대비 2.6점, 1.4점씩 떨어졌다.
인도가 44.0점으로 최하위 순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고 올해 새로 추가된 베트남은 38위(54.5점)로 한국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전 세계적으로 기대수명이 늘어나는 반면 출산률이 떨어지는 상황 속에서 고금리와 비용 증가로 인해 연금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각국 정부가 받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확정급여형(DB형)에서 확정기여형(DC형)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