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출이 청신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통계자료들이 엇갈리며 다른 정책 발표에도 혼선이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같은 기간을 두고도 기관마다 실적 발표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4일 본지 취재 종합 결과 수출 관련 통계를 놓고 통계기준과 계절조정지수 적용방식으로 인해 각 부처마다 결과가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수출이 지난 8월 이후 3개월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고 실적을 발표한 반면, 한국은행은 3분기 수출 실적이 전 분기 대비 -0.4%로 부진하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속보치)을 낮췄다고 평가했다.
지난 1일 산업부가 발표한 '10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10월 수출액은 575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6% 증가했다.
작년 10월 증가율이 플러스로 전환한 뒤 13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1년 넘게 단 한 번도 수출이 나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한은은 지난달 24일 발표한 3분기 경제성장률을 0.1%로 제시하면서 수출 실적이 -0.4% '역주행'한 것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산업부는 통관 기준으로 가격 변동 요인이 포함된 수출 실적을 집계하며 한은은 가격 변동 요인을 제외한 수출 물량을 기준으로 삼는다.
산업부의 경우는 수출품이 관세 신고를 하고 세관을 지나는 시점의 금액을 수출로 잡는 방식이다 보니 가격 변동 요인이 포함되지만 한은은 통관 수출액이 늘었어도 가격 변동 요인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또 산업부는 전년 동기와 비교하는 반면, 한은은 전 분기와 비교하며 비교하는 기준점을 다르게 하고 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는 이유는 설·추석 연휴나 여름휴가가 있는 달은 조업 일수가 적어 수치가 감소할 수 있고, 그 다음 달에는 기저효과로 플러스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산업부는 계절조정지수를 적용하지 않지만 한은은 계절조정지수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통계를 집계한다.
계절조정지수는 원지수에 계절적 요인들을 포함한 지수를 의미한다. 단기적인 추세변동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계절변동 요인을 제거한 지수가 발표돼야 한다.
계절조정치는 지난 20여 년간 평균 분기 수출 금액을 1로 보고, 분기마다 가중치를 곱해 조정한다. 일반적으로 수출은 1·4분기에 가장 부진하고 4·4분기로 갈수록 증가하는 분기별 편차가 있다.
하지만 통계자료에 계절변동 요인 등의 불규칙요인들이 포함되어 있다보니 원지수가 사실과 다르게 지표가 왜곡되는 현상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산업활동 동향'에서도 계절조정계열에도 불규칙요인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지만 반도체 수출이 호조세인 상황에서 3분기 광공업 수출이 전 분기 대비 -0.4% 감소했다고 발표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같이 다른 발표에 정책 혼선도 이어지고 있다.
기재부는 수출과 내수 모두 회복세에 있고 내년에는 나아질 것이란 경제낙관론을 펼쳐왔다. 하지만 한은의 3분기 GDP 속보치와 관련해 수출이 조정받았다면서 기류가 바뀌는 태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