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시흥시가 전통문화 명맥을 잇고, 이를 통해 문화 발전을 이루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05년부터 시흥시립전통예술단을 운영하며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예술공연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전통 연희인 풍물-탈춤-무속-남사당놀이 등 전통문화를 오늘 감성에 맞게 공연하며 시흥시 문화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점이 그 예다.
특히 올해는 시흥시 전통문화에서 굵직한 이슈가 많았다. 시흥 연꽃의 아버지 강희맹 선생 탄생 600주년을 맞아 한 해 동안 다양한 기념사업이 진행됐다. 월미농악은 시흥시 향토무형유산으로 지정됐다. 현재는 시흥을 기반으로 전통작품 세계를 만들어가는 장인들 전시가 잇따르고 있다.
◆ 월미농악, 시흥 전통 '잇다, 알리다'
월미농악은 시흥시 물왕동의 월미마을 일원을 중심으로 전승돼온 지역 고유의 대표적인 무형유산이다. 농민이 악재를 물리치고 풍년을 기원하며 즐기던 농악놀이 일종으로 남아있다.
농악은 우리나라 전역에서 행해지는 가장 전통적인 민족예술이다. 농업을 기반으로 한 우리나라 역사에서 늘 민족의 삶에 함께하며 시름을 잊고 삶을 풍요롭게 영위할 수 있도록 했다.
월미농악은 2007년 월미농악보존회가 설립되면서 지역 전통문화 명맥을 잇는 주요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전통의 맥을 이어가야 한다는 절실한 마음으로 모인 사람들이 주도했다.
이들은 월미농악 정체성을 이어가는 동시에 새로운 시도를 통해 또 다른 예술성까지 획득했다. 전주대사습놀이 차하(2004), 안성 바우덕이축제에서 대상(2004)과 최우수상(2005), 김제 지평성축제에서 전국농악경연대상(2009), 평택 지영희국악대제전에선 전국농악경연대상(2010)을 수상하며 전국에 널리 이름을 알렸다.
올해는 월미농악이 시흥시 향토무형유산으로 지정됐다. 시흥시는 월미농악보존회를 계승단체로 인정하고 보존-전승하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단체는 전통문화유산 보존과 활용을 위해 관내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인재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시민과 친교에도 집중하고 있다. 월미농악은 시흥시 주요 행사나 축제 단골손님이다. 화려한 음악과 의상, 눈을 뗄 수 없는 공연으로 시민에게 시흥시 전통문화 유산인 월미농악 우수성을 알려 나가고 있다.
◆ 장인 숨결, 지역문화예술 생기 선도
시흥시는 그동안 다양한 장인들 전시를 통해 시민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넓혀왔다. 시흥에 기반을 두고 시대 속도가 아닌 자신만의 속도로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만들어가는 장인전은 작년부터 이어지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현재는 서울대학교 배곧 아트큐브에서 하반기 기획전 '우리 시대 장인전'을 열리고 있다. 전시에 참가하는 장인은 총 3인으로 임선빈(북 메우기), 오평숙(옻칠), 김이랑(짚풀)이 주인공이다.
△북 메우기 장인 임선빈(74세, 과림동)은 66년간 북 만드는 일을 이어왔다. 2022년 국가무형문화재 악기장(북 메우기)으로 인정됐다. 1988 서울올림픽 기념 대북 제작과 청와대 춘추관 대북 제작 등에 참여했다. 선천적인 소아마비로 인해 한쪽 다리가 불편한데도 열정적으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옻칠 장인 오평숙(73세, 신천동)은 2001년 경기도 옻칠 분야 '경기으뜸이' 선정, 경기도 향토지적 재산으로 지정됐으며 일본 국보 벽화 복원작업에 참여하며,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옻칠공예 장인이다. 두 번의 암 투병을 극복하고 꾸준히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짚풀공예 장인 김이랑(63세, 물왕동)은 2018년 대한민국 숙련기술 전수자로 미국-독일-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 짚풀공예 아름다움을 알리는 전시를 진행했다. 향토 민속문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바탕으로 시흥시향토민족보존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 강희맹 탄생 600주년, 연꽃 의미 전파
시흥연꽃테마파크는 100종이 넘는 연꽃을 만날 수 있는 수도권 대표 연꽃 재배지다. 작은 못(관곡지)에서 발아한 연꽃이 지금은 전국 관광객이 연중 찾는 대형 단지로 자라났다. 연성(연꽃이 피는 마을)이란 지명 역시 여기서 유래했다.
연꽃테마파크 연꽃들은 시흥 명물이다. 보통 7월 중순에 개화를 시작해 8월에 절정에 이르고, 9월 중순까지 볼 수 있다. 약 두 달 간 모습을 드러낸 연꽃은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면 다시 물속으로 몸을 숨긴다.
시흥 여름을 상징하는 연꽃은 조선 중기 한 문인에 의해 시작됐다. 강희맹 선생은 세조 9년(1463) 중추원부사로서 진헌부사가 돼 명나라에 사신으로 간다. 돌아오는 길에 남경에 있는 전당지에 들러 당시까지 국내에 없던 새로운 종류 연꽃씨를 갖고 귀국했다.
그 연꽃이 바로 전당홍이다. 다른 연꽃과는 달리 꽃의 색이 희고 꽃잎은 뾰족하며 꽃의 끝부분이 옅은 담홍색을 띤다. 강희맹은 이 연꽃을 지금의 하중동 관곡지에 심었고, 이 연꽃이 차츰 널리 퍼지며 연꽃마을을 이루게 됐다.
올해는 '시흥 연꽃' 아버지 강희맹 선생 탄생 600주년이 되는 해다. 시흥시는 다양한 기념행사를 마련해 시민과 함께 강희맹 선생 탄생 600주년을 기념했다.
지난달 열린 연성문화제는 강희맹 탄생 600주년을 기념했다. 강희맹 선생의 전당홍이 심겨진 시흥 연꽃테마파크에 시립전통예술단과 전통예술동아리 등 다채로운 전통문화예술 프로그램이 펼쳐졌다.
강희맹 선생을 주제로 한 인문 강연을 통해 문학자 및 농학자로서 생애와 업적을 깊이 이해할 기회를 제공했다. 선선한 날씨와 시흥의 자연 아래 펼쳐진 전통문화 전시와 체험 부스 역시 전통문화에 대한 시민 이해를 도왔다.
시흥시는 명나라에서 전당홍 연꽃씨를 쥐고 고국으로 향한 강희맹 선생이 꿈꿨을 시흥 모습과 애민정신으로 내디뎠을 발걸음을 기억하며. 다양한 기념사업으로 강희맹 선생 업적을 기리고 이어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