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업계가 성장성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택배시장 경쟁심화에 따른 리스크를 완화하고 초국경물류(CBE)가 늘어나는 흐름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효율성 향상을 목적으로 자동화 기술도 접목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올 3분기 매출 2조9758억원·영업이익 141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물동량 둔화와 택배 단가 하락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13.5% 증가했다.
특히 글로벌부문의 영업이익이 280억원으로 인도 사업부의 선전에 힘입어 83.1% 급증했다. 한국해양진흥공사와 손잡고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인근 엘우드에 2026년 상반기 본격 운영을 목표로 합작 물류센터도 건설 중이다.
이 센터는 육상·철도 연계로 1~2일 내 미국 전역으로 수배송이 가능하며, 상온 제품을 대상으로 보관·재고관리·출고를 비롯한 물류 전 과정을 일괄 수행한다. 실시간 창고관리시스템 및 보관 제품에 특화된 자동화 설비도 도입된다.
CJ대한통운은 조지아와 캔자스주에도 콜드체인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냉동·냉장 제품 물류 서비스로 글로벌 식품기업 업필드의 물류를 수행하는 등 현지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아시아 지역 네트워크를 토대로 CBE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으로, 중동 이커머스 시장 공략을 목표로 사우디아리비아에 글로벌권역물류센터(GDC)도 구축했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770억원 규모였던 글로벌부문 영업이익이 올해 820억원, 내년 910억원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진은 매출 7647억원·영업이익 392억원을 시현했다. 매출은 10.5%, 영업이익은 16.2% 늘어났다. 이 중 글로벌부문은 △운임 상승 △해외직구 물량 확대 △풀필먼트 사업 성장 등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8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가 2331.58로 여름철 보다 400포인트 가량 떨어지고 향후에도 이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으나, '정공법'으로 어려움을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LA풀필먼트센터의 경우 로커스 로보틱스의 피킹 로봇과 자체 개발 패킹 키오스크를 비롯한 자동화 시스템을 확대 적용했고, 2022년에 이어 올 6월에도 공간을 넓혔다. 뉴저지 소재 창고도 보관 캐파를 대폭 증가시킨다는 방침이다.
중국 AWOT와 이커머스 전문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현지발 특송 물량 유치 및 풀필먼트 사업에 나서는 등 아시아 지역 내 입지 강화도 지속하고 있다. 조현민·노삼석 사장이 유럽·중국·유라시아에서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한 스킨십도 이어가고 있다.
㈜한진은 앞서 설립한 싱가포르 법인을 포함해 해외 물류 네트워크를 18개국 14개법인 32거점에서 올해 22개국 18개법인 42거점으로 늘린다는 구상이다.
양재환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글로벌부문이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하면서 육운·하역 부문을 넘어서고, 영업이익도 49억원에서 89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내년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240억원·113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도 관련 부문의 실적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507억원)이 역대 최고 수준이지만, 기업공개(IPO)를 위해 기업가치를 더욱 불려야 하는 만큼 의약품 물류를 비롯한 글로벌 사업이 힘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 메그비와 손잡고 스마트 물류 솔루션 사업실증, 로봇 제어 인공지능(AI)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기술력도 끌어올린다. 메그비는 기존 물류센터를 지능형 자동화센터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미국 텍사스에 위치한 본사 등이 공급망 서비스를 제공 중으로, 캘리포니아주에서도 사업을 위한 부지를 확보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지역 공략도 가속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경기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형 경쟁사도 등장하면서 택배사업 수익성을 높이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구매력과 성장성이 높은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해외사업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