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며 가입자 유치 경쟁이 치열해진 모양새다. 이에 관련 업계에선 결합 상품 제휴 범위를 확대하는 '번들링 전략'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가입자 이탈을 막으면서 신규 가입자 저변을 넓히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7일 플랫폼·OT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플러스 멤버십 콘텐츠 혜택에 넷플릭스 이용권을 추가했다. 해당 이용권은 월 5500원에 풀HD(1080p) 해상도 영상을 제공하며, 2인까지 동시 접속이 가능하다. 별도 비용 없이 광고형 스탠더드 이용권에 해당하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구독가는 월 4900원, 연간 구독 시 월 3900원 수준이다. 넷플릭스를 단독으로 구독할 때보다 600원~1600원가량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이에 티빙은 애플TV 플러스와의 제휴를 통한 브랜드관 신설로 맞불을 놨다. 이는 티빙 앱으로 애플TV 플러스 인기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티빙 프리미엄 요금제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며, 다음달 10일부터 적용된다. 애플TV 플러스는 그동안 아이폰·아이패드 등 자사 상품을 통해 전용 앱으로만 고화질 콘텐츠를 제공해 왔다. 이번 협업을 통해 안드로이드 이용자도 티빙 앱을 통해 글로벌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OTT 사업자가 통신 3사와 결합 상품을 출시한 사례는 많았지만, 플랫폼 사업자와의 제휴 협력은 처음이다. 특히 토종 OTT와 해외 OTT 사업자 간 파트너십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넷플릭스와 티빙으로선 월간이용활성자수(MAU) 1위 수성을 위한 가입자 유치 전략으로 분석된다. 올들어 OTT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 현상이 심화함에 따라 신규 가입자 유치가 어려워졌기 때문.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팬데믹 전후 국내 OTT 서비스 가입자수는 2021년 14.90%에서 2022년 8.90%, 2023년 5.20%, 올해 4.30%로 감소했다. 이러한 흐름이 이어진다면 내년 3.60%, 2026년 2.80%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올들어 티빙이 국내 프로야구(KBO) 중계권과 인기 콘텐츠를 앞세워 넷플릭스의 MAU를 턱 밑까지 추격한 상황도 이같은 제휴 전략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양사의 MAU 격차는 올해 1월 625만5961만명에서 지난달 381만3739명으로 약 40%가량 줄었다. 넷플릭스로선 격차를 다시 벌려야 하고, 티빙으로선 더 좁혀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기존 가입자의 이탈을 방지하는 한편 내실 다지기가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콘텐츠 시장조사업체 메조미디어는 최근 발표한 '2025년 트렌드 리포트'를 통해 향후 국내 시장에도 다양한 형태의 제휴 전략이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 관계자는 “OTT 플랫폼들이 앞다퉈 번들링 전략을 도입한 것은 신규 가입자 확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며 “여러 플랫폼 콘텐츠를 한꺼번에 제공하면 이용자 이탈을 막고, 타사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