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주가가 52주 신고가를 끌어올리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인공지능(AI) 사업 수익화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29일 증권가 및 통신업계에 따르면 SKT 종가는 지난 27일 6만900원, 28일 6만1900원을 기록하는 등 52주 신고가를 갱신했다. 이 회사의 주가가 6만원대에 진입한 건 지난 2022년 5월 이후 약 2년 반 만이다.
올 초 4만원대에서 시작한 SKT 주가는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며 이달까지 약 20% 이상 상승했다. 같은 시기 코스피는 0.75%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증권가에선 본업인 통신사업과 AI로 대표되는 신성장사업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기업가치 제고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SKT는 지난해 '글로벌 AI 컴퍼니' 도약을 선언한 이후 관련 사업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여 왔다. 지난달 말 공시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중장기 계획에 따르면, AI 사업을 통신사업만큼 키워 수익성을 제고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2026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 상향 △2024년~2026년 연결기준 조정 당기순이익의 50% 이상 주주환원 △2030년 AI 매출 비중 전체 35%로 확대 등을 내세웠다.
이달 4일 'SK 서밋 2024'에선 세계 최고 수준 AI 인프라 조성을 골자로 한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 구축 계획을 공개했다. △AI 데이터센터(DC) △그래픽처리장치 클라우드 서비스(GPUaaS) △에지AI를 중심으로 전국 인프라를 구축,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가 지난해 출시한 AI 통화비서 '에이닷(A.)'은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기능 고도화를 추진하는 한편, 점유율을 높인 후 구독 모델을 통해 본격적인 수익화 단계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에이닷은 9월 말 기준 55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한 상태다.
이달부터 가동될 예정인 AI DC의 사업 규모 확대로 인한 단기 실적 성과를 통해 매출 성장이 본격화될 수 있단 분석도 나온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사업의 필수 인프라인 AI DC의 수익화가 가장 먼저 예상된다"며 “개인 서비스 영역에선 에이닷의 국내 인지도 및 경쟁 역량이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향후 사업 실적이 성장하면 AI 성장주로 재평가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ROE 상향과 함께 AI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점도 장기 멀티플 상승요인"이라고 말했다.
김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비통신 B2B 사업인 DC·클라우드 사업 매출이 지속 증가하고 있고, AI 솔루션 사업 성과도 본격화되고 있다"며 “AI 성과가 실적 서프라이즈의 주역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SKT가 우량 배당주로서 대표 경기방어주라는 점도 주가 상승을 견인하는 요소로 꼽힌다. 여기에 밸류업 공시를 통해 한국거래소의 '코리아 밸류업 지수' 신규 편입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다음달 특별 편입 종목을 추가하는 형태로 지수 구성 종목이 변경될 예정인데, 이 때 편입 여부가 결정될지 관심이 쏠린다.
신은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미 70% 이상의 많은 주주환원을 하고 있다"며 “가장 큰 투자포인트는 배당수익률이 현재 주가 기준 수익률 6.3%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