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시내 백화점 내부 전경. 사진=연합뉴스
올해 오프라인 유통채널 양대 축인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고물가 경기불황에 따른 소비침체로 우울한 한 해를 보냈다.
대형마트들은 업황 침체 장기화 조짐에 인력 구조조정과 리뉴얼 확대를 통한 점포 차별화로 집객 확대에 필사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예년과 달리 부진한 실적을 낸 백화점들도 점포 구조조정을 통한 경영 효율화에 나섰다.
유통 대기업의 이같은 행보를 업계 일각에선 '일본식 장기불황'의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대형마트 인력 구조조정·리뉴얼 확대, 반등 모멘텀 확보에 주력
대형마트는 올해 인력 구조조정과 더불어 점포 리뉴얼 확대로 실적 반등 모멘텀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업계 1위 이마트는 지난 3분기 호실적을 기록했음에도 회망퇴직을 추가로 진행해 업계 관심을 받았다.
이마트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첫 영업손실(469억원)을 기록해 어려움을 겪자 지난 3월 전사적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이후 지난 6일엔 두 번째 희망퇴직으로, 구조조정을 확대한 것이다.
이마트가 이처럼 인력 감축에 고삐를 죈 것은 대형마트 업황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비용절감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형마트가 국내 소매시장에서 차지하는 매출 구성비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 유통업태별 매출 동향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주요 유통업체 중 대형마트의 매출 비중은 2014년 27.8%에서 꾸준히 하락해 지난해 12.7%까지 떨어졌다. 이는 유통업태 중 매출 비중 감소 폭이 가장 큰 수치다.
업황 침체 흐름 속에서 대형마트들은 각사별 차별화된 콘셉트를 내세원 미래형 점포 리뉴얼로 집객 확대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마트는 지난 8월 죽전점을 '스타필드 마켓'으로 리뉴얼(재단장)해 개장했다. 스타필드 마켓은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의 디엔에이(DNA)를 입한 신개념 쇼핑 공간이다. 휴식과 체험, 쇼핑이 어우러진 이마트의 '미래형 모델' 점포로, 기존 판매 공간 중심의 매장에서 문화·휴식 공간을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마트는 내년 '스타필드 마켓'을 대형점포 위주로 확대 도입을 검토할 계획이다.
홈플러스도 지난달 28일 홈플러스 강서점을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라이브'로 변신시키고 새로 선보였다.
메가푸드마켓 라이브는 '세상 모든 맛이 살아 있다'는 콘셉트 아래 오프라인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생동감을 극대화한 '현장 콘텐츠형' 식품 전문매장이다. 홈플러스는 기존 메가푸드마켓과 메가푸드마켓 라이브를 동시에 확대해 집객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는 식료품 전문매장 '그랑 그로서리(Grand Grocery)'를 키워나가고 있다.
롯데마트가 지난해 말 선보인 그랑그로서리 1호점 '그랑그로서리 은평점'은 올해 1~11월 누적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10% 증가했다. 자극을 받은 롯데슈퍼도 기존 롯데프리미엄푸드마켓 도곡점을 '그랑그로서리 도곡점'으로 새 모습을 선보였다.
롯데마트는 이같은 흐름을 이어가 내년 그랑그로서리 매장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백화점도 부진점포 정리…'일본식 장기불황 신호' 우려도
백화점업계는 예년과 달리 올해는 소비침체 폭염 여파 등으로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실제 국내 주요 백화점 3사인 롯데·신세계·현대는 올 3분기 줄줄이 실적이 악화됐다. 지난 3분기 롯데백화점 매출은 전년 대비 0.8% 감소한 7553억 원,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8.0% 줄어든 707억 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은 매출은 5683억 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1%, 영업이익 역시 710억 원으로 11.0% 감소했다.
다만,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3분기 순매출이 6196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해 외형 성장을 이어갔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883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4.8% 감소해 수익성 악화를 면치 못했다.
이처럼 저조한 실적을 낸 백화점들은 부진 점포 구조조정 작업도 서두르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 6월 롯데백화점 마산점 폐점을 결정한데 이어 최근 부산 센텀시티점 매각도 추진 중이다. 앞으로도 매출 하위권 점포들을 대상으로 추가 구조조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도 서울 구로구에 있는 디큐브시티점을 내년 6월 폐점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선 소비침체 장기화로 내년 백화점들의 신장세가 이와 유사한 수준을 보이거나 오히려 꺾일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이로 인해 업계 한켠에선 국내백화점들이 '잃어버린 20년'이라 불리는 일본 장기 불황기 수년간 매출이 쪼그라든 일본 백화점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