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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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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코스닥 시총 순위 ‘지각변동’…바이오↑·이차전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12.30 15:52

코스닥 시총 1위, 에코프로비엠에서 알테오젠으로

신약 개발·기술 이전 호재에 제약·바이오주 승승장구

리가켐바이오·삼천당제약·휴젤 등 10위권 신규 진입

전기차 캐즘에 이차전지 소재 엘앤에프, 5위→114위

순위 경쟁

▲올해 코스닥 시가총액 기업 순위가 대거 바뀌었다. 신약 개발 호재 등으로 제약·바이오 업종이 급부상한 반면 이차전지 기업은 전기차 캐즘 여파로 밀려났다. [픽사베이]

올해 제약·바이오 업종의 약진으로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에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알테오젠은 올 들어 급등하면서 시총 1위로 올라섰고 리가켐바이오, 삼천당제약, 휴젤 등이 10위권에 새롭게 등장했다. 반면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에 시총 규모가 반토막 났고 엘앤에프는 주가 급락에 시총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코스닥 시총 1위는 바이오 기업 알테오젠이다. 시총 규모는 16조5555억원으로 2위인 에코프로비엠(10조7875억원)과는 약 5조8000억원 차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차전지 열풍을 타고 급등하면서 명실상부한 코스닥 시총 1위 기업이었다. 하지만 올 들어 전기차 캐즘으로 업황이 타격을 입으면서 알테오젠에 밀려 시총 2위로 내려갔다.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1년 만에 62% 하락, 시총은 17억원 넘게 증발했다. 에코프로비엠의 모회사인 에코프로도 시총 순위 2위에서 4위로 떨어졌다.


이차전지 소재 기업인 엘앤에프도 지난해 시총 5위였지만 올해 주가 급락에 114위를 기록하는 등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지난해 20만원대에 거래되던 엘앤에프는 이날 장중 8만1800원까지 떨어졌다. 시총은 7조원대에서 2조9400억원으로 1년 새 4조원 넘게 급감했다.


이차전지 기업들이 일제히 주가 급락세를 겪는 동안 제약·바이오 종목들이 그 자리를 꿰찼다. 올해 신약 개발과 기술 이전 등의 호재로 바이오 업종으로 투심이 집중되면서 상위권에 올라선 것이다.




간암치료제 '리보세라닙'의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앞두고 있는 HLB는 지난해 시총 순위 6위에서 3위로 뛰어 올랐다. 지난 5월 FDA 허가에 실패한 이후 주가가 하락하기도 했지만 재도전에 나서면서 임상 결과 발표 기대감에 다시 반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상위권에 오르지 못했던 바이오 종목들이 10위권에 새롭게 진입한 점도 특징이다. 리가켐바이오는 지난해 말 25위에서 올해 5위로 20단계 올랐다. 휴젤도 지난해 23위에서 6위로, 삼천당제약도 지난해 24위에서 올해 7위로 올라섰다.


리가켐바이오는 항체약물접합제(ADC) 후보물질 LCB84는 현재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며 내년 임상 2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리가켐바이오는 지난해 말 미국 존슨앤존슨(J&J) 자회사인 얀센 바이오텍과 LCB84의 개발과 상용화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 체결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면서 시총 순위도 크게 뛰었다.


삼천당제약 역시 독일 기업과의 미국·중남미 6개국 바이오시밀러 독점 공급 계약 소식에 이달에만 주가가 50.6% 올랐으며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94% 급등했다.


엔터주도 약세를 보이면서 바이오 기업에 시총 순위가 밀려났다. 지난해 10위를 기록했던 JYP 엔터는 14위로, 지난해 18위였던 에스엠(SM)은 23위에 그쳤다.


증권가에서는 바이오 종목의 약진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1월 13일부터 15일까지 미국에서 개최되는 JPM 헬스케어 컨퍼런스를 앞두고 바이오 업종 투심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트럼프 2기를 앞두고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인 만큼 기업별 펀더멘털에 따라 각기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김혜민 KB증권 연구원은 “JPM 헬스케어 컨퍼런스를 필두로 다양한 제약·바이오 기업의 사업계획이 발표되며 연구개발 성과가 하나둘씩 공개될 것"이라며 “국내 참가 기업으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휴젤, 클래시스, 롯데바이오로직스(비상장) 등이 있다"고 말했다.


장민환 iM증권 연구원은 “기술개발이 특히 활발한 ADC, 비만치료제 및 자가면역질환 영역에서 선도 업체 대비 우수한 임상 결과를 빠르게 확보할 수 있는 기업에 주목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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